지난 3월 러시아군의 폭격으로 죽은 돌고래 두 마리가 터키 흑해 해안에 널브러져 있다.   터키 해양 연구재단 홈페이지
지난 3월 러시아군의 폭격으로 죽은 돌고래 두 마리가 터키 흑해 해안에 널브러져 있다. 터키 해양 연구재단 홈페이지


3월 터키 해안서 사체 80구 발견
폭탄 굉음·지뢰 폭발로 치명상


전쟁의 비극은 비단 인간만이 겪는 고통은 아니다.

뉴욕타임스(NYT)는 2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흑해에 서식하는 돌고래 수천 마리가 목숨을 잃었다고 보도했다. 터키와 루마니아, 불가리아 등 흑해 연안 국가 해안엔 연일 돌고래 사체가 쌓여가고 있다.

NYT는 이날 우크라이나 환경 과학자 이반 루세프 박사의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전쟁 시작 이후 수천 마리의 흑해 돌고래가 죽었다”고 전했다. 터키 해양 연구재단도 3월 한 달 터키에서 발견된 돌고래 사체만 80구에 달하며 이후엔 셀 수 없을 정도로 해안에 시체가 밀려오고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흑해 돌고래 떼죽음 원인으로 해안 지역에 투하된 폭탄을 지목했다. 루세프 박사는 “일부 돌고래는 지뢰 폭발로 화상을 입었고, 침몰한 선박의 기름과 탄약에 사용된 화학 물질로 바다가 오염돼 목숨을 잃고 있다”고 말했다.

폭탄이 터질 때 나는 굉음도 돌고래엔 치명적이다. 초음파를 발신해 방향을 잡는 돌고래의 소나(sonar) 시스템이 폭발음에 작동하지 않아 먹이를 찾지 못해 굶어 죽는다는 설명이다. 터키 해양 연구재단은 “폭탄이 선박에 적중했을 때 나는 소음은 수중 소리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먹이를 잡는 돌고래에겐 심각한 위협이 된다”고 분석했다. NYT는 “전쟁 전 흑해엔 최소 25만3000마리의 돌고래가 살았고, 전문가들은 이를 전 세계 생태계에 긍정적인 지표라고 설명해왔다”면서 “하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돌고래는 물론 다른 해양 생물에도 어떤 영향을 미칠지 걱정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고 지적했다.

손우성 기자 applepie@munhwa.com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