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안정적이었다면 올해 1분기 국내 소비자 물가상승률이 3.8%가 아닌 3.1% 수준으로 낮출 수 있었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최근 환율의 급격한 상승 흐름이 국내 물가에 악영향을 미침에 따라 정부가 국제 원자재의 안정적인 공급과 함께 무역수지 흑자 전환 등 환율 안정을 위해 총력을 기울여야 할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경제연구원은 3일 ‘환율변화가 물가에 미치는 영향과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한경연에 따르면 올해 4월 원·달러 환율은 매매 기준율 평균 기준 1232.3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10.1% 상승하며 6년 2개월 만에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국제 원자재가격 급등세가 지속하는 가운데 환율 급등까지 겹치면서 물가는 크게 오르고 있다. 4월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4.8% 상승해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10월 이후 13년 6개월 만에 최고치를 보였다. 같은 기간 생산자물가도 9.2% 상승했다. 원화 기준 원재료 수입물가 역시 지난해 같은 달보다 71.3% 상승하면서, 지난해 4월부터 올해 4월까지 13개월 연속 30%를 웃도는 상승률을 보였다.
한경연은 국제 원자재가격 상승과 환율 상승에 따른 수입물가 급등이 생산자물가 및 소비자물가 상승으로 이어지는 흐름이 상당 기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한경연은 최근 19년간의 월별 자료를 이용해 원·달러 환율 상승률이 물가에 미치는 영향력도 추정했다. 그 결과 전년 동월 대비 원·달러 환율이 1%포인트 높아지면 소비자물가는 0.1%포인트, 생산자물가는 0.2%포인트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경연은 이를 토대로 올해 1분기 원·달러 환율 변화(전년 동기 대비 8.2% 상승)가 같은 기간 물가상승률에 미치는 영향력을 추정했는데, 1분기 소비자물가 상승률(3.8%)에 대한 환율 기여도는 0.7%포인트인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환율이 안정적이었다면, 1분기 소비자물가가 3.1%로 낮아질 수 있었음을 뜻한다고 한경연은 설명했다. 1분기 생산자물가 상승률은 8.8%였는데, 환율 상승의 기여도는 2.0%포인트로 나타났다. 환율이 안정적이었다면, 생산자물가 역시 6.8%로 낮아질 수 있었다는 의미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면 기업의 원재료 수입 가격이 오르고, 생산자물가와 소비자물가 상승으로 이어진다는 사실이 실증적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