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예쁘다고?│황인찬 지음 이명애 그림│봄볕

세상에는 예쁜 것이 많다. 봄꽃나무 위를 작은 새가 힘껏 날고, 하늘은 또 어떤가. 토끼 구름, 나비 구름이 보인다. 그런데 저 많은 예쁜 것 속에 내가 없다고 생각하면 어린이의 마음에 그처럼 쓸쓸한 일은 없을 것이다.

‘내가 예쁘다고?’는 황인찬 시인이 글을 쓴 그림책이다. 그는 “사랑 같은 것은 그냥 아무에게나 줘버리면 된다”고 시인의 말을 쓰면서도 ‘사랑을 위한 되풀이’라는 시를 쓴다. “좋은 시인이 못 되면/ 소라도 되어야지”라고 묵묵히 말하는 그는 좋은 시인이다. 이 그림책은 한 번도 자신이 예쁘다고 여겨본 적이 없는 까까머리 어린이가 옆에 앉은 친구 김경희로부터 “되게 예쁘다!”라는 말을 들으면서 시작한다. 어린이는 믿기지 않는 그 말을 되뇌며 설레는 하루를 보낸다. 화장실에서 거울을 보다가도 “잘 살펴보면 나도 예쁜 데가 있는 것 같아”라고 중얼거린다. 새로운 나를 발견하는 순간은 이상하면서도 기쁘다.

우리는 왜 내가 예쁘지 않다고 생각할까. 시인은 여기에 의문을 던진다. 이명애 작가는 그 물음을 서정성 가득한 그림으로 반박한다. 난생처음 들은 예쁘다는 말 앞에 그날 밤 좋은 꿈을 꾸는 아이는 콧잔등에 달빛이 머문다. 상기된 눈동자는 검은 별이다. 책 속 까까머리 어린이가 얼마나 예쁜지 읽다가 “너 예뻐. 너 참 예뻐”라고 책장에 대고 몇 번이나 말했다. 이명애 작가는 글의 갸웃거림을 환한 그림으로 진정시킨다.

이 책을 읽고 얼마나 많은 어린이가 제대로 웃을까. 움츠린 채 있던 어린이에게 힘을 안겨주는 그림책이다. “예쁘다”는 말은 이 책에서 중의적이다. 까까머리 어린이는 자신의 참모습을 알게 된다. 황인찬 시인은 “나는 이 이야기의 주인공은 아니다”고 시를 시작한 적이 있고 이 그림책에서도 그 상황은 되풀이된다. 그러나 책을 읽고 나면 까까머리 어린이를 비롯한 세상의 아이들에게 말해주고 싶다. 너는 주인공이며 너는 예쁘다고. 48쪽, 1만5000원.

김지은 서울예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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