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88년 4월 26일 박정양(앞줄 왼쪽 두 번째) 주미 조선전권공사가 수행원인 무관 이종하(〃 첫 번째), 화가 강진희(〃 세 번째), 서기관 이하영(〃 네 번째)과 함께 버지니아주 마운트 버넌의 조지 워싱턴 초대 미국 대통령 고택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마운트 버넌 워싱턴 도서관 소장
1888년 4월 26일 박정양(앞줄 왼쪽 두 번째) 주미 조선전권공사가 수행원인 무관 이종하(〃 첫 번째), 화가 강진희(〃 세 번째), 서기관 이하영(〃 네 번째)과 함께 버지니아주 마운트 버넌의 조지 워싱턴 초대 미국 대통령 고택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마운트 버넌 워싱턴 도서관 소장


韓 외교관원 美기관 방문‘最古’
1889년 이완용과 부인 사진도


워싱턴=김남석 특파원

구한말 초대 주미 조선전권공사를 지낸 박정양(1841∼1905)을 비롯한 당시 공사관원들이 버지니아주 마운트 버넌에 위치한 조지 워싱턴 미국 초대 대통령 고택을 방문한 사진들이 발견됐다. 박 초대 공사 등의 공식적 외부 활동은 당시 신문 삽화나 그림으로만 전해졌으며 사진이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주미대한제국공사관은 2일(현지시간) 특파원간담회를 열고 초대 주미 공사관원들의 미국 내 활동 모습이 담긴 사진 2장을 공개했다. 공개된 사진 중 한 장은 박 초대 공사가 서기관인 이하영, 수행원인 무관 이종하, 화가 강진희와 함께 마운트 버넌을 방문한 모습을 담았다. 박 초대 공사 등은 전통 한복 차림에 갓을 쓴 모습으로 수많은 현지인에 둘러싸여 사진을 촬영했다.

사진이 찍힌 시점은 조선의 독자적 외교 활동을 반대한 중국의 방해를 뚫고 박 초대 공사 일행이 1888년 1월 17일 그로버 클리블랜드 대통령에게 국서(신임장)를 전달하고 공사관 업무를 시작한 지 3개월 후다. 공사관 측은 “클리블랜드 당시 대통령을 접견하는 모습을 담은 사진이 존재할 가능성이 있지만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며 “현재는 이 사진이 한국의 공식 외교관원이 미국 기관을 방문한 가장 오래된 사진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 사진은 이사벨 하인즈만이라는 미국 여성이 경매사이트에서 구매·보관하다 2020년 마운트 버넌 워싱턴 도서관에 기증했다.

1889년 5월 6일 이하영(왼쪽 첫 번째) 주미 조선전권공사대리가 번역관 이채연(〃 세 번째)과 부인(〃 두 번째), 서기관 호러스 알렌과 딸(〃 네 번째 위아래), 참찬관 이완용(〃 다섯 번째)과 부인(〃 여섯 번째) 등과 함께 버지니아주 마운트 버넌의 조지 워싱턴 초대 미국 대통령 고택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마운트 버넌 워싱턴 도서관 소장
1889년 5월 6일 이하영(왼쪽 첫 번째) 주미 조선전권공사대리가 번역관 이채연(〃 세 번째)과 부인(〃 두 번째), 서기관 호러스 알렌과 딸(〃 네 번째 위아래), 참찬관 이완용(〃 다섯 번째)과 부인(〃 여섯 번째) 등과 함께 버지니아주 마운트 버넌의 조지 워싱턴 초대 미국 대통령 고택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마운트 버넌 워싱턴 도서관 소장

또 다른 사진에는 1889년 5월 6일 당시 공사관에서 참찬관(조선시대 정3품 관직명)을 맡고 있던 ‘을사오적’ 이완용과 부인, 번역관인 이채연과 부인 등이 역시 마운트 버넌을 찾은 모습이 담겨 있다. 당시 공사관 서기관으로 근무했던 호러스 알렌과 딸의 모습도 포함됐다. 이완용은 1887년 참찬관으로 임명돼 박 초대 공사 등과 함께 부임했고 이후 1888년 12월부터 1890년 10월까지는 임시 공사대리를 맡기도 했다.

공사관 복원공사를 책임졌던 김종헌 배재대 교수는 이날 간담회에서 “박 초대 공사가 문집 미행일기(美行日記)에서 워싱턴 초대 대통령을 여러 차례 언급하고 마운트 버넌 방문을 중요하게 기술한 것은 조선의 자주독립을 위한 마음 때문”이라며 “귀국 후 독립협회를 적극 지원한 것 역시 같은 맥락에서 평가할 수 있다”고 밝혔다.
김남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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