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대통령 선거에 이어 6·1 지방선거에서도 더불어민주당은 패배했다. 지난 정부에서 그들의 실정(失政)에 분노한 국민이 표로 심판한 결과다. 이번 지방선거 과정에서도 민주당은 이른바 ‘86세대’의 퇴진 논란, 중진 의원의 성추행 의혹 등으로 국민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특히, 역사적 유효기한이 지난 86세대들의 버티기와 당내 개혁을 요구하는 청년비상대책위원장에 대한 공격은 국민을 투표장으로 이끈 직접적인 동력으로 작용했다.
표로 단죄했다지만 미진한 감이 없지 않다. 이념과 아집에 사로잡혀 다수 의석으로 몰아붙인 각종 실정의 후유증이 너무 심하기 때문이다. 일례로 부동산 정책의 경우, 지난 대선 과정에서도 민주당 후보는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를 인정했지만, 말로 그치기엔 그 부작용이 너무 심각하다. 대선 패배 이후 국회 다수 의석으로 ‘검수완박’을 밀어붙이고 국회 법제사법위원장 자리를 사수하기 위해 국회를 마비시켜버리는 이들의 행태에서 반성의 기미를 찾긴 어렵다. 이들의 행태는 마치 ‘집값 좀 오른 게 큰 잘못인가?’ ‘선거에 두 번이나 패하게 만들 정도인가?’라고 억울해하며 반문하는 모습과 다름없다. 하지만 그들의 얼치기 정책이 청년들의 미래를 송두리째 날려버렸다는 점은 분명하다. 낡은 이념에 사로잡힌 그들은 주택 공급은 도외시하고 세금 폭탄과 대출 규제로 시장을 왜곡하며 집값을 천정부지로 올려놨다.
이런 상황에서 이 시대의 청년들은 어떤 미래를 그릴 수 있을까? ‘젊은 사람들이 아이를 낳지 않아 나라가 망하게 생겼다’는 어른들의 불만 섞인 훈계는 청춘을 은행에 저당 잡힌 젊은이들에게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애는 고사하고 결혼마저 기약 없이 미룰 수밖에 없도록 청년들을 몰아세운 건 아마추어리즘에 빠진 86세대 정치꾼들이다. 이른바 ‘탄돌이’라 불리며 국회에 대거 입성했던 그들이 여의도에 터를 잡은 지도 근 20년이 지났다. 젊은 시절 민주화 투쟁의 대가로 얻은 그 자리를 그들은 50대가 돼서도 놓질 않고 있다. 시대를 읽지 못하고 경제가 무엇인지도 모르는 그들의 정치가 청년들을 절망으로 이끌었다. 청년들이 스스로 원해서 ‘영끌’로 내 집 마련에 나서고, ‘빚투’로 부나비처럼 주식에 뛰어든 게 아니다. 20여 년간 안정적으로 여의도 바닥에서 정치로 돈벌이를 한 86세대 정치인들은 청년들의 비극을 모른다.
계절은 여름이지만 청년들, 그리고 서민들의 경제 상황은 혹독한 겨울을 앞두고 있다. 물가가 뛰고 대출금리가 폭등하는 현실에서 이들이 빠질 절망의 깊이를 가늠하기 어렵다. 어느 누가 ‘정책 실패에 대해 형사처벌을 할 수 없다’고 그랬나? 보통 국민은 50억 원 사기를 칠 경우, 무기징역에 처해질 수 있는 것이 현행법이다. 거짓 정책으로 수십, 수백조 원 단위로 집값·전셋값을 올린 이들은 반성의 기미 없이 여전히 여의도 마당을 배회하며 자리 연명에 몰두하고 있다. 서민·청년들의 미래를 앗아가 버린 사기범들에 대한 완전한 단죄는 아직 멀었다. 양심이 있다면 책임지는 모습이라도 보여야 한다. 더 이상 나서지 말고 뒤로 물러나는 것이 이 땅의 젊은이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다.
주요뉴스
이슈NOW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