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지난 5일 평양 순안 등 4곳에서 동해상으로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8발을 발사했다. 단 35분 동안 여러 곳에서 미사일을 집중 발사한 것은 사실상 처음이다. 이는 휴전선 이남 어디든 한국과 미국의 요격을 회피해 저들이 원하는 여러 목표물을 타격할 수 있는 역량을 과시하기 위한 목적으로 보인다. 또한, 한·미가 2017년 이후 4년여 만에 처음으로 실시한 한·미 연합 해군 훈련을 마친 직후에 이뤄진 도발이란 점에서 이에 대한 반발 차원의 노림수도 있어 보인다. 이날 탄도미사일 발사는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3번째 도발이자, 올해 들어서만 18번째 무력시위다.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한 직후 시점인 오전 10시40분부터 김성한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열린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 회의에서 참석자들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새 정부 임기 초 안보 태세에 대한 시험이자 도전”이라며 “유엔 안보리 제재 결의 위반이자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키는 행위”라고 규탄했다. 윤 대통령도 회의 결과를 보고받고 “상시 대비태세를 확고하게 유지하고, 한·미 미사일 방어 훈련을 포함한 한·미 확장억제력과 연합 방위태세를 지속 강화하라”고 지시했다.
이튿날인 지난 6일 새벽, 한·미는 비례 대응 차원에서 지대지 미사일 에이태큼스(ATACMS) 8발(국군 7발, 미군 1발)을 동해상으로 발사해 북한의 도발 원점과 지휘 및 지원 세력에 대한 정밀타격 역량을 과시했다. 같은 날 윤 대통령은 제67회 현충일 추념사를 통해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을 억제하면서 보다 근본적이고 실질적인 안보 능력을 갖춰 나갈 것”이라고 천명했다.
문제는, 이런 대응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은 멈추지 않을 것이란 점이다. 이는 핵·미사일 역량을 강화하겠다는 김정은의 결심이 확고한 데다, 극심한 경제난과 코로나로 흔들리는 민심을 다잡기 위해 김정은의 군사력 강화 업적을 최대한 부각시킬 절실한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또한, 중·러가 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를 반대하면서 뒷배를 봐주고 있는 데다,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켜 윤 정부가 추진하는 원칙에 입각한 대북정책을 곤경에 빠뜨리려는 불순한 속내도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북한의 도발을 멈추게 하려면 특단의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 특히, 그들의 노림수가 결코 성립될 수 없음을 각인시켜야 한다. 우선, 북한의 미사일 추가 발사 및 핵실험 등 도발 수위가 높아질수록 한·미의 공동 대응은 더욱 강력해지는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한·미 정상 합의대로 확장억제 협의체를 조속히 가동해 확장억제의 신뢰성을 제고하고 국군의 정찰자산 조기 확보 및 사드 추가 배치 등 3축 체계를 고도화해야 한다. 한·미 연합 실병기동 연습과 전략자산 전개 등도 재개하고 한·미·일 안보 협력도 강화해야 한다.
특히, 미국은 북한의 뒷배를 봐주고 있는 중국과 러시아에 세컨더리 보이콧 카드도 꺼내야 한다. 나아가 북한이 겪고 있는 극심한 경제적 고통은 김정은의 권력욕과 불법 핵·미사일 개발에서 비롯된 것임을 주민들이 정확히 알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하는 방안도 적극 마련해야 한다. 북한이 계속 도발한다면 핵 공유협정 체결, 전술핵 재배치, 자체 핵무장 등 플랜 B도 고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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