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업 나흘째 산업계 ‘연쇄충격’
현대차 생산 라인 중단되면서
부품 납품 중소업체까지 피해
시멘트·레미콘공장 줄줄이 멈춰
건설도 비상 “재고로 버티는 중”
반도체 물류 등 파업격화 촉각
이승주·이근홍 기자,
춘천=이성현· 울산=곽시열·광주=김대우 기자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 총파업이 나흘째 이어지면서 산업 현장 곳곳에 연쇄 충격 파열음이 일고 있다. 자동차 부품과 반도체 원료, 시멘트, 철강 등 산업의 핵심 공급 연결고리를 겨냥한 이번 파업 사태가 장기화하면 산업계 전반이 휘청거릴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10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자동차 부품 운송 차질로 현대자동차 생산 라인이 일부 멈추면서 부품을 납품하는 중소 협력업체로 다시 피해가 확산하고 있다. 화물연대가 지난 8일부터 현대차 울산공장의 부품 공급을 가로막자 하루 평균 6000대의 생산량 중 약 1000대를 생산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11일로 예정된 휴일 특근도 불투명해졌다. 현재 비노조원 차량 등을 통해 부품이 공급될 때만 공장이 가동되고 있다. 현대차는 부품 재고 없이 필요한 물량을 즉각 수급받아 차를 만들고 있는데 이번 파업으로 협력업체들도 직격탄을 맞고 있다.
현대차 부품 협력업체는 5300여 개로 이들 공장 역시 멈춰 섰다. 현대차 1차 부품 협력업체 관계자는 “나가는 인건비는 똑같은데 제품을 못 만들면 그 손해는 고스란히 우리 몫”이라며 “규모가 더 작은 2·3차 협력업체들은 단 며칠 새 회사가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말했다.
광주에선 화물연대 광주지부 소속 조합원 500여 명이 이날 오후 2시부터 서구 내방동 기아차 광주공장 앞에서 총파업 결의대회를 열 예정이어서 충돌이 우려된다. 광주공장에선 하루 평균 1900~2000대의 차량이 생산되고 있다. 기아차는 직원들을 활용해 완성차를 광산구 평동 차고지로 이송하고 있다.
화물연대 강원지부 소속 80명이 이날 강원 영월 한일시멘트, 강릉 한라시멘트, 동해 쌍용C&E 정문 앞에서 총파업을 이어가면서 시멘트 출하는 나흘째 중단됐다. 시멘트 업계 피해는 물론 시멘트를 주원료로 하는 레미콘 기업 공장도 멈춰 서고 있다. 한국시멘트협회는 지난 7~9일에 450억 원이 넘는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추산했다. 삼표산업은 시멘트 재고가 바닥나 전국 17곳의 레미콘 공장 가동이 전면 중단됐다고 밝혔다. 유진기업과 아주산업 등 다른 레미콘 기업 공장도 절반 넘게 멈춘 것으로 전해졌다.
덩달아 건설업계도 비상이다.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당장은 현장에 비축한 재고를 활용하거나 다른 공정을 우선 진행하면 되지만, 파업이 일주일 이상 장기화하면 아파트 건설 현장이 멈춰 설 수 있어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화물연대가 산업의 취약한 연결고리를 더욱 집요하게 공략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파업이라는 건 결국 약한 곳을 쳐서 손해를 입혀 양보를 받아내려고 하는 것”이라며 “자동차나 시멘트나 반도체 원료나 결국은 업계가 아파하는 곳일수록 파업은 더욱 격렬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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