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연대의 총파업보다 정부의 법치주의 대응에 일반 사람들이 더 주목하는 듯하다. 물류 대란의 불안을 덜 수 있다는 희망 때문만은 아닌 것 같다. 그동안 툭 하면 파업이 발생하고, 정부는 불법과 폭력을 봐도 수수방관했기 때문인지 모른다. 노동계는 파업부터 일으켜 그 힘으로 무리한 요구를 관철했고, 일반인들은 이들의 파업 투쟁 때문에 피해를 보는 것이 어느새 일상화했다.
하지만 윤석열 정부는 이러한 잘못된 파업 관행을 깨기 시작했다. 경찰부터 태도가 확 바뀌었다. 운송을 방해하는 화물연대 조합원들을 현장에서 체포했고, 나아가 화주(화물 주인)나 비조합원들의 요청에 따라 에스코트 서비스까지 제공해 이들의 안전을 지켜줌으로써 일반인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줬다.
파업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화물연대는 경유 가격이 폭등해 화물 차주(노동자)들의 소득이 격감해 파업을 일으켰다고 했다. 하지만 화물연대의 요구는 그 이상이다. 화물자동차운수사업법에 따라 폐지되는 안전운임제를 유지하고, 안전운임제를 전 차종·전 품목으로 확대하며, 운송료는 인상하고, 지입제(개인 차량을 운송 회사에 등록)를 폐지하라고 요구한다. 안전운임제의 도입으로 화물 차주는 이익을 봤지만 화주는 손해를 봤다. 하지만 안전운임을 요구하는 만큼 안전운행에 신경을 쓰지 않아 화물차는 여전히 도로의 무법자로 인식된다. 한국교통연구원의 분석에 따르면 화물 차주는 소득이 최대 2배 늘었지만 과속과 사망 사고는 줄지 않았다.
안전운임제는 2020년 문재인 정부에서 도입돼 2022년까지 한시적으로 운용하는 일몰제가 적용됐다. 화물 운송의 운임은 당사자들의 계약으로 결정해야 하므로 규제가 과도하고, 화주들이 물류비를 줄이기 위해 직접 나서면 물류산업이 위기에 빠질 수 있다는 점을 인식했기 때문이다. 제도 시행 당시부터 노동계가 일몰제 폐지를 요구했지만 더불어민주당이 모호한 태도를 보이고 시간을 끌었던 이유도 여기에 있었던 것 같다. 이러한 문제는 다른 나라도 겪었다. 안전운임제를 최초로 도입한 호주는 2012년부터 시행했다가 2016년 폐지했다. 우리나라처럼 운송 요금의 상승과 물류비 가중 등 안전운임제의 부작용은 컸던 반면 안전운임제와 안전의 관계가 명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러시아·중국발 공급망 위기에다 화물연대발 물류 위기까지 겹치고 있다. 물가 급등으로 저소득층일수록 피해가 크고, 수출과 내수 모두 위축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말대로 경제위기의 태풍이 마당까지 몰려온 셈이다. 정부는 화물연대 파업의 조기 해결에 적극 나서야 한다. 파업으로 공공의 이익이 훼손되지 않도록 불법적인 운송 방해를 막고, 대체운송 수단을 마련하며, 경유 가격 폭등에 따른 화물 차주의 소득 감소 대책도 마련해야 한다. 시간을 가지고, 화물연대 파업이 보여준 제도적 문제점도 개선해야 한다. 문재인 정부가 남긴 안전운임제의 유지나 폐지 또는 보완 여부를 결정하고, 사업주이면서 노동자의 신분인 화물 차주들의 특성에 맞도록 노사관계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
정부가 존재하는 이유는 국민의 안전을 지키고 공공의 이익을 보호하는 데 있다. 윤 정부는 이런 원칙에 따라 새로운 노사관계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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