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인 2명·모로코인 1명
英 “엉터리 판결” 등 반발

푸틴 “표트르 정복 땅, 우리 것”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 친(親)러시아 분리주의 세력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 법원이 우크라이나 의용군으로 활동하다가 붙잡힌 영국인 2명과 모로코인 1명에 대해 9일 사형을 선고했다. 러시아도 우크라이나 포로에 대한 무더기 재판을 예고했다.

영국 가디언 등 외신은 이날 도네츠크인민공화국 최고법원이 영국 국적의 에이든 애슬린과 숀 피너, 모로코 출신 이브라힘 사둔에게 범죄 조직 가담, 정권 찬탈 및 헌정 질서 전복, 테러 등의 혐의로 사형 판결을 내렸다고 보도했다. 재판부는 “모든 증거를 분석한 결과 3명에게 죄가 있음이 증명됐다”고 밝혔다. 이어 “법과 정의 원칙에 근거해 사형이라는 징벌을 내리는 어려운 결정을 했다”며 “피고인들은 한 달 안에 상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러시아 리아노보스티통신은 도네츠크인민공화국 법률에 따라 이들이 총살형을 당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애슬린과 피너는 지난 2월 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전쟁에 참전했으며, 지난 4월 우크라이나군의 결사항전이 펼쳐졌던 남부 마리우폴 아조우스탈 제철소에서 친러 세력에게 붙잡혔다. 사둔은 3월 12일 도네츠크주 볼노바하에서 포로가 된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인 2명은 자신들이 우크라이나 해병대에서 복무했었다는 사실을 근거로 전쟁 포로에 대한 제네바 협약으로 보호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도네츠크인민공화국 법원은 이를 받아드리지 않고 ‘용병’으로 규정했다. 영국은 거세게 반발했다. 리즈 트러스 영국 외교장관은 “아무 타당성이 없는 엉터리 판결”이라며 “그들을 지원하기 위한 모든 수단을 찾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모스크바에서 열린 표트르 대제 탄생 350주년 기념행사에서 “표트르 대제가 정복한 땅은 러시아의 것”이라며 우크라이나 침공을 정당화했다. 그는 특히 표트르 대제가 상트페테르부르크를 세웠을 당시를 언급하며 “유럽의 그 어느 나라도 상트페테르부르크가 러시아 땅이라고 인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한창인 상황에서 의미심장한 발언”이라며 “푸틴 대통령이 자신을 표트르 대제와 동일시했다”고 평가했다.

손우성 기자 applepi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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