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정부지로 치솟는 기름값과 함께 세차료, 주차료, 대리운전 이용료 등 차량 관련 유지 비용이 일제히 오르고 있다. 여기에 중고차 시세 마저 꺾이고 있다. 반도체 수급난으로 신차 출고 대기 기간이 길어지자, 합리적인 가격에 즉시 차를 받을 수 있는 중고차 시장으로 수요가 몰렸는데 차량 소유 부담이 중고차 시세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11일 자동차 거래 플랫폼 엔카닷텀의 6월 중고차 시세 분석(2019년식 차량 40종 대상)에 따르면 국산차 평균 시세는 전월 대비 평균 0.83%, 수입차는 0.45% 하락했다. 최근에는 상대적으로 유지비가 낮은 하이브리드 차량이 시세 상승을 이끌어왔는데 분석 대상 중 국산 하이브리드 모델인 더 뉴 그랜저 IG와 더 뉴 니로도 전월 보다 시세가 각각 1.30%, 1.45% 떨어졌다. 중고차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보복 소비 등의 영향으로 한동안 중고차 시세가 올랐는데 최근 물가 상승 압박으로 인해 조정을 받는 것 같다”며 “특히 기름값이 지금과 같은 추세로 계속 오른다면 차량 구매 심리도 위축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차주들 사이에선 ‘차 몰기 겁난다’는 얘기가 나올 만큼 기름값이 무섭게 오르고 있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사이트 오피넷이 지난 10일(오전 9시 기준) 공시한 전국 휘발유(보통) 판매 가격은 직전일보다 ℓ당 4.54원 오른 2053.01원을 기록했다. 오름세가 지속되면서 휘발유 가격은 곧 역대 최고가(2018년 4월 18일 2062.55원)를 넘어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미 지난달 12일(1953.29원) 기존 최고가(2008년 7월 16일 1947.74원)를 경신한 경유(자동차용) 평균 판매가도 같은 날 2049.87원까지 치솟았다.
교통 물가를 중심으로 한 소비자물가 상승도 운전자들에겐 큰 부담이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5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7.56(2020년 100 기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5.4% 올랐다. 지출 목적별로 보면 12개 부문 가운데 교통 물가 상승률이 14.5%로 가장 높았다. 교통 물가는 자동차 등 운송장비, 개인 운송장비 운영비, 운송 서비스 이용료로 구성되는데 개인 운송장비 운영 관련 품목의 상승률은 25.2%로 2008년 7월(27.6%) 이후 13년 10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세부적으로는 차량 유지에 드는 자동차용품(11.0%), 자동차 타이어(9.8%), 세차료(8.7%), 엔진오일 교체료(8.4%)와 개인 운송장비 관련 기타 서비스인 대리운전 이용료(13.2%), 주차료(4.7%) 등이 모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