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8일(현지시간) 중국 쓰촨성 메이산의 융펑 마을을 방문해 주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신화·뉴시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8일(현지시간) 중국 쓰촨성 메이산의 융펑 마을을 방문해 주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신화·뉴시스


■ 박준우 특파원의 차이나인사이드

‘민심’보다 ‘3연임’에 방점 둔 정책에 인기 추락


베이징=박준우 특파원

‘사서삼경’ 중 하나인 대학에는 “은(殷)나라가 민심을 잃기 전에는 하늘이 함께 하였지만(지금은 그렇지 못하니) 마땅히 은나라의 교훈을 거울삼아야 한다”라는 시경(時經)의 한 구절을 여러 차례 언급한다. 은나라를 무너뜨린 주(周)나라 왕실은 이를 강조해 후대의 임금과 위정자들이 민심을 잘 어루만질 것을 주문했다. 대학은 이를 인용하며 “민심을 얻으면 나라를 얻고 민심을 잃으면 나라를 잃는다(得衆則得國 失衆失得國)”며 민심에 기반한 정치를 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은 지난 2016년 7월 1일 중국공산당 창건 95주년 기념연설에서 대학의 이 부분을 인용하면서 “인민의 입장이 중국공산당의 입장이며, 이 때문에 우리 당이 다른 정당들과 구별된다”고 주장했다. 시 주석은 이와 함께 당이 인민을 우선으로 생각했던 ‘초심’을 찾을 것을 주문했다. 당시만 해도 시 주석은 강력한 반부패 정책과 대외 외교에서 중국의 기개를 내비치는 발언 등이 알려지며 중국 인민들의 민심을 얻었다. ‘시다다(習大大)’ 같은 애칭이 생겼고, 당시 중국 대학생들은 가장 호감 가는 외모의 정치인으로 시 주석이 꼽히기도 했다. 이 연설을 담은 단행본은 중국 전역에서 사흘 만에 160만 부가 판매될 정도로 인기가 있었다. 그는 다음 해 열린 19차 전국대표대회(당 대회)에서 무난히 연임에 성공했다.

5년이 지나 20차 당 대회를 앞둔 최근 시 주석의 인기와 지지는 당시만 못해 보인다. 관영 신화(新華)통신이 시 주석을 테마로 한 50부작 선전 영상을 지난 5월 23일부터 방송하기 시작했고 런민르바오(人民日報)는 시 주석의 최근 10년간 지방 시찰 행적을 소개하는 연재물을 방영하는 등 ‘인기몰이’에 나서고 있는데도 오히려 하락하고 있다. ‘제로 코로나’ 정책을 고수하며 상하이(上海)·베이징(北京) 등에서 취한 봉쇄 및 이동 제한 등으로 불만이 폭발한 것. 지난해까지만 해도 ‘중국의 미래를 위한 부득이한 결정’으로 이해됐지만, 대중의 인내가 한계에 다다랐다. 지나친 방역 정책과 봉쇄조치는 경제 활동의 약화와 유통망 위축을 불러왔고, 중국은 봉쇄정책이 절정에 이른 지난 4∼5월 엄청난 경제적 손실을 입었다. 중국에선 이례적으로 대학가나 봉쇄지역 등을 중심으로 정부 당국을 향한 시위가 벌어졌고, 최근 시 주석 대신 ‘2인자’인 리커창(李克强) 총리가 주목받는 것도 시 주석에 대한 반발심이 작용했다고 관계자들은 분석하고 있다.

일각에선 제로 코로나 정책 등이 실제 ‘민의’를 위한 정책이라기보단 시 주석의 ‘3연임’을 위한 정책이고, 이것이 민심을 동요시키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미 과학계에서도 ‘지속 불가능’하다는 의견이 주류지만 당 대회를 앞두고 자신의 ‘성과’를 보여줘야 하는 만큼 강도 높은 방역 정책을 포기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정부 당국은 이에 대한 책임을 필요 이상의 ‘과도한 방역’에 나선 지방정부에 돌리고 있지만, 많은 이들은 시 주석이 제로 코로나 정책을 포기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시 주석이 6년 전 언급한 ‘민의에 입각한 정치’라는 초심을 찾을 수 있을 지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박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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