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 올해 기초조사 착수 2024년까지 관리방안 마련 日·유럽 이미 큰 문제, 영산강서만 작년 3900마리 잡혀
환경부가 퇴치 방안 마련에 나선 미국가재. 외래생물 정보시스템 캡처
토종 생태계를 교란하는 ‘미국가재’를 과학적으로 퇴치하기 위해 정부가 방안 마련에 나선다.
12일 환경부는 국립생태원에 의뢰해 미국가재가 서식하는 것으로 확인된 전남 나주시 지석천과 전북 완주군 등에서 미국가재 생태와 생태계에 끼치는 영향을 파악하고 이를 토대로 관리방안을 도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종합적인 미국가재 관리방안이 수립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우선 국내 미국가재 수를 추정하기 위한 서식밀도 조사가 이뤄진다. 또 미국가재가 저온과 고온에서 얼마나 생존할 수 있는지 파악하는 ‘내한·내온성 실험’과 어떤 먹이를 특히 좋아하는지 확인하는 ‘유인제 실험’도 진행한다. 더불어 국내 서식 중인 미국가재의 유입 경로를 추적하는 유전자 분석도 실시된다.
미국가재는 2019년 10월 갑각류로선 처음으로 생태계 교란 생물로 지정됐다. 그러나 국내에 첫 등장한 것은 이보다 훨씬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19년 국립생태원 연구진 논문 ‘외래생물 미국가재의 국내 자연생태계 정착 보고’ 등에 따르면 국내에선 1987년 서울 용산구 용산가족공원에서 처음 미국가재가 발견됐다. 이후 2006년 용산가족공원 연못에서 서식하는 것이 확인됐고 2018년엔 영산강 제1지류인 지석천 생태계에 침입한 것으로 파악됐다.
미국가재가 국내 생태계에 유입된 것은 누군가 관상용으로 들여온 미국가재를 무단으로 방사하면서 자연에 퍼진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정하고 있다. 환경부 외래생물 정보시스템에는 ‘미군이나 미군기지 내 생활하던 사람이 방사한 것으로 추정된다’라는 설명이 붙어 있다.
현재 미국가재는 폭넓은 지역에서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립생태원과 민간연구원 연구진이 2019~2020년 영산강·만경강·금강·한강·섬진강 228개 지점을 조사해보니 14개 지점(영산강 6곳·만경강 5곳·섬진강 2곳·금강 1곳)에서 미국가재 서식이 확인됐다. 충북 청주시 두꺼비생태공원, 율소제 등 전북 완주군 일대, 전남 함평군 모산리방죽 등에도 미국가재가 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그 서식 규모도 구체적으로 파악되지 않고 있다. 다만 영산강유역환경청이 재작년과 작년 영산강과 지류에서 잡아낸 미국가재는 각각 2023마리와 3901마리에 달했다.
미국가재는 이미 스페인과 프랑스 등 유럽과 일본, 아프리카 등에 유입됐을 때 생태계에 큰 문제를 일으킨 바 있다. 일본에서도 미국가재가 일본가재 서식지를 파괴하는 바람에 이제 일본가재는 북쪽 일부 지역에만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