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도날드를 대체할 새로운 러시아 패스트푸드 업체 ‘브쿠스노 이 토치카’가 재개장한 12일 모스크바 매장에 시민들이 몰려들어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EPA연합뉴스
맥도날드를 대체할 새로운 러시아 패스트푸드 업체 ‘브쿠스노 이 토치카’가 재개장한 12일 모스크바 매장에 시민들이 몰려들어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EPA연합뉴스


모스크바·인근 15곳서 개장
비슷한 메뉴로 맥도날드 대체

루한스크주 몇주내 함락 전망


‘러시아판 맥도날드’가 12일 모스크바와 인근 도시에서 첫선을 보였다.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맥도날드 등 글로벌 기업의 탈(脫)러시아 행렬이 이어지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대체품을 계속 만들겠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맥도날드 대신 들어선 매장에 모스크바 시민들이 인산인해를 이루자 외신에선 “러시아에 대한 서방의 경제 제재 영향이 미비해 보인다”고 평가했다. 우크라이나 동부 루한스크주(州)가 몇 주내 러시아군에 함락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등 전황도 우크라이나에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다.

타스통신 등은 이날 맥도날드를 대체할 새로운 브랜드 ‘브쿠스노 이 토치카’ 15개 매장이 모스크바 등에서 재개장했다고 보도했다. ‘브쿠스노 이 토치카’는 ‘두말할 필요 없이 맛있다’는 뜻이다. CEO인 올렉 파로예프는 “50개 매장은 내일(13일) 영업을 시작한다”며 “이달 말까지 러시아 전역에서 200개 매장이 다시 문을 열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맥도날드는 지난달 16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사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고, 우리의 가치에도 부합하지 않는다”며 러시아 매장 850여 개를 모두 폐쇄하기로 했다. 소련 해체 직전인 1990년 1월 모스크바 푸시킨광장에 1호점을 열며 ‘자본주의의 상징’으로 불렸던 맥도날드의 32년 만의 철수였다. 이후 러시아 사업가 알렉산드르 고보르가 모든 사업체를 인수해 브랜드 변경 작업을 진행해왔다.

브쿠스노 이 토치카는 맥도날드 대표 메뉴인 ‘빅맥’을 제외한 대부분 메뉴를 유지했다. 고보르는 “맥도날드를 연상시키는 색상과 로고는 사용할 수 없지만, 빅맥과 비슷한 메뉴를 곧 출시하겠다”고 말했다. 판매가 금지된 코카콜라 등을 대체할 청량음료도 찾고 있다. 재개장한 매장엔 시민들의 발걸음이 이어지며 긴 줄이 형성되기도 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서방의 강력한 경제 제재에도 러시아가 놀라운 회복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한편 워싱턴포스트(WP)는 이날 미국 고위 관계자 발언을 인용해 우크라이나 동부 루한스크주가 몇 주 안에 러시아군에 함락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는 불리한 전황 속에 유럽연합(EU) 가입에도 애를 먹고 있다. EU는 우크라이나의 가입 후보국 지위 부여에 대한 권고안을 이번 주 내놓을 예정이지만, 정식 가입 절차를 대폭 간소화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선 일부 국가가 우려를 표하는 상황이다.

손우성 기자 applepi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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