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예술단 평양 공연 거절 나훈아, 부산콘서트서 속내 밝혀

가수 나훈아(사진)가 문재인 정부 시절의 일화를 공개했다. 지난 2018년 ‘평양 예술단 방북 공연’ 참가를 거절한 이유에 대해 솔직하게 털어놓은 것. 그 일에 관해 나훈아가 직접 설명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11일 나훈아는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 공연장에서 개최한 데뷔 55주년 기념 전국 투어 콘서트에서 특유의 부산 사투리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 대해 “고모부를 고사포로 쏴 죽이고 이복형을 약으로 죽이고, 당 회의할 때 꾸벅꾸벅 존다고 죽여버린, 그런 뚱뚱한 사람”이라고 지칭하며 “그런 사람 앞에서 ‘이 세상에∼ 하나밖에∼ 둘도 없는∼’(나훈아의 ‘사랑’)이 나오겠나”라고 말했다. 그는 “바빠서 못 간 게 아니고 때려죽여도 (노래가) 안 나올 텐데 어떻게 하겠나”라고 덧붙였다. 당시 평양 공연에서 김 위원장은 “왜 나훈아는 오지 않았느냐”고 물었고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스케줄이 바빠서”라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 당시 장관은 이후 인터뷰에서 “사회주의 체제라 국가가 부르는데 안 온다니 이해가 안 되는 모습이었다”고 회고한 바 있다.

공연에서만 자신의 속내를 터놓는 것으로 유명한 나훈아는 이날 코로나19와 최근 전 세계에 유행 중인 원숭이 두창에 대해서도 “아프리카 밀림 온갖 것을 다 잘라 불태우니 원숭이 두창인지 세창인지가 오고, 동굴 근처에 아파트를 다 지으니 박쥐가 갈 데 없어 병을 다 옮긴다. 세계 지도자들이 딴소리할 게 아니라 자연을 그만 해치자, 인간들 정신 차리자고 해야 한다”며 소신을 밝히기도 했다.

나훈아의 이날 콘서트는 코로나19 유행이 한창이던 때에도 콘서트를 강행해 일각에서 비판을 받은 이후, 거리두기가 해제된 뒤의 첫 무대였다. 나훈아는 이날 부산을 시작으로 오는 9월까지 대전, 창원, 인천, 대구, 안동, 고양, 서울, 천안, 광주 등 10개 도시를 돌며 데뷔 55주년 기념 콘서트를 이어간다.

박세희 기자 saysay@munhwa.com
박세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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