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타격력·반격력 보유는 당연…시대 요구
다카이치 방위비 "단기적으로 국채 발행" 주장

지난해 8월 15일 일본의 패전일을 맞아 아베 신조 전 총리가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 신사에 방문해 참배하기 위해 걸음을 옮기고 있다AP뉴시스
지난해 8월 15일 일본의 패전일을 맞아 아베 신조 전 총리가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 신사에 방문해 참배하기 위해 걸음을 옮기고 있다AP뉴시스
일본 정치계 ‘상왕’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가 일본 ‘방위비 증액’을 위한 여론몰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친 아베’계 인사로 분류되는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자민당의 정조회장 역시 방위비와 관련 "필요한 것을 쌓아올리면 10조 엔(약 95조5100억 원)은 된다"고 주장하며 여론 형성에 나섰다.

13일 아사히 TV에 따르면 아베 전 총리는 전날 오사카(大阪)시에서 가진 강연에서 상대국의 미사일 기지 등을 타격하는 ‘반격능력(적 기지 공격 능력)’과 관련 "이제 타격력을 보유한다, 반격력을 가진다는 것은 당연하다"며 "이 시대에 요구되는 것이다. 전쟁을 하자는 게 아니다"고 덧붙였다.

북한의 미사일 기술에 대해서는 "우리의 예상보다 진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자신이 타격력을 가지지 않는다면 미국도 타격력을 행사할 것이가 하는 문제에 직면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국방비가 국내총생산(GDP) 2% 이상이라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의 목표가 "국제 표준이 되고 있다"며 거듭 증액을 주장했다. 일본의 최장수 총리에 등극하고 지난 2020년 지병인 ‘궤양성 대장염’으로 퇴임한 그는 현재 집권 자민당의 최대 파벌인 ‘아베파’ 수장을 역임하며 현 정권에도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아베 전 총리가 지난해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지지했던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자민당의 정조회장 역시 지난 12일 후지TV 프로그램에 출연해 방위비와 관련 "필요한 것을 쌓아올리면 10조 엔(약 95조5100억 원)은 된다"고 주장했다. 올해 예산 중 방위비는 약 5조4000억엔이다. 단순 비교했을 경우 약 2배에 달하는 규모다. 그는 방위비를 GDP 대비 2% 이상으로 염두에 둔다는 자민당 방침에 대해서는 "어디까지나 대외적으로 일본의 강한 의사를 나타낸다는 의미"라고 설명하며 방위비 확대에 대한 재원은 "단기적으로는 국채 발행이 된다"고 밝혔다. 그는 다른 예산을 삭감해 방위비로 돌리지 않고 "일본 경제를 확대해 국방비를 확보한다"고 강조했다. 결국 국채로 빚을 더 내 방위비로 충당하자는 뜻으로 읽힌다.

오는 7월 참의원(상원 격) 선거를 앞둔 자민당은 16일 방위비를 GDP 대비 2%를 염두에 두고 증액한다는 내용을 주요 공약으로 반영한 내용을 발표할 전망이다. 김선영기자(sun2@munhwa.com)
김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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