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이예람 중사 특검 출범에 앞서 이 중사 부친 이주완씨가 ‘전보다 한결 부드러워져 보이는 딸의 눈매’ 영정 사진을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
공군 성폭력 피해자 고(故) 이예람 중사 사망 사건 수사를 맡은 안미영(55·사법연수원 25기) 특별검사팀이 지난 5일 수사에 착수한 것과 관련 공군 제2기 양성평등자문위원회(위원장 이미경 한국성폭력상담소 이사) 민간위원들은 13일 "성폭력 사건 지연·회피 구조와 카르텔을 규명해달라"고 요청했다.
지난 3월 출범한 공군 제2기 양성평등자문위 민간위원들은 ‘진실규명을 통한 (군의) 구조적 변화를 기대한다’는 제목의 입장문에서 "왜 피해자가 극단적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는지, 부대 내에서 성폭력을 축소·은폐·무마·회유하게 되는 메커니즘과 실제 일어난 일은 무엇인지 규명해 달라"고 특검에 요청했다. 이어 "여군 부사관에 의한 성폭력 사건이 제대로 수사되지 않고 지연·회피된 구조와 카르텔이 있었는지, 가장 책임을 물어야 할 단위가 어디인지 면밀하게 수사하기 바란다"고 밝혔다.
민간위원들은 "사건을 수사한 국방부는 25명을 형사입건해 15명을 기소했지만, 부실 초동수사 담당자와 지휘부는 단 한 명도 기소하지 않았던 과오의 원인과 과정을 파헤쳐야 할 것"이라며 "이와 관련해 공군 및 국방부는 진실 규명을 위해 최대한 성실하게 특검 수사에 임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이어 "우리는 어떤 특별한 조치를 원하는 것이 아니라, 누구나 공감하고 실천할 수 있는 ‘상식이 통하는 군대, 피해자의 권리가 존중되는 군대, 정의가 살아 숨쉬는 군대’로 거듭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공군 제2기 양성평등위 민간위원에는 김은경 젊은여군포럼 대포, 김혜정 한국성폭력상담소 소장 등 8명이 참여했다.
현재 안미영 특검과 유병두(59·26기), 이태승(55·26기), 손영은(47·31기) 특검보 등은 서대문구 미근동에 마련된 사무실에서 지난달 5일 특검 업무를 개시했으며 손찬오(50·33기) 수원지검 성남지청 형사2부장이 수사팀장을 맡는 등 파견 검사 10명이 특검팀에 합류했다.
이중사 아버지 이주완씨는 "공군의 부실한 초동수사 때문에 예람이는 피해를 보고 81일이 지나도록 절망감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다 죽어갔다"며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부모가 지켜보는 앞에서 무엇이 예람이를 죽게 했는지, 그 진실이 무엇인지 특검이 밝혀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