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13일 오전 서울 동작동 국립현충원 김대중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고 있다. 김선규 선임기자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13일 오전 서울 동작동 국립현충원 김대중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고 있다. 김선규 선임기자


■ 현충원 참배로 공식일정 시작

“말로만 강력한 안보 등 주장
실제 행동은 너무 안이하다”
원구성 협상도 與에 책임돌려
全大준비위장에 안규백 위촉


6·1지방선거 참패 후 새로 들어선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가 13일 첫 일성부터 ‘정부·여당 때리기’에 화력을 집중하고 나섰다. 유능한 야당을 강조하며 출범했던 만큼 여권을 강경 견제해 민생을 챙기고 당 내홍 수습을 서두르겠다는 구상이다. 다만, 주요 과제인 선거 참패 평가 및 전당대회 룰 구체화를 앞두고 당내 계파 간 갈등이 다시 고개를 들면서 내부 봉합부터 적지 않은 진통이 예상된다.

우상호 비대위원장은 이날 오전 첫 공식 일정으로 서울 동작동 국립현충원을 찾은 후 비대위 회의를 열고 현 정부의 안보 정책과 원 구성 협상에서 여당의 태도를 지적하며 맹공을 쏟아냈다. 우 위원장은 6·13 남북정상회담의 평화 정신을 언급하며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한반도가 다시 냉전 질서로 회귀하는 모습인데 이에 대응하는 윤석열 정권의 대응 방식이 대단히 불안하고 아마추어리즘”이라고 비판했다. 윤 대통령이 전날 김건희 여사와 함께 영화 관람을 한 것을 겨냥한 것으로, “방사포 발사와 북한 전원회의 이후 강(强)대강 대립 국면에서 영화 관람은 최근 안보 불안을 잠재우기에는 부족한 것 아닌가”라며 “말로는 대단히 강력한 안보와 북한에 대한 선제타격까지 주장하면서 실제 행동은 너무 안이하게 대처하는 모습에서 ‘윤석열 정부의 안보 정책 정체성이 뭐냐’ 묻고자 한다”고 지적했다.

우 위원장이 첫날부터 강도 높은 여당 공세를 펼치면서 과거 야당 원내대표를 지냈던 만큼 비대위원장으로서 선명하고 강경한 야당으로서 초석을 닦을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국회 후반기 원 구성 협상과 관련해서도 “국회 정상화를 위해서는 여당의 양보가 선결과제로 정국을 푸는 주 책임은 정부 여당에 있다”며 압박하고 나섰다. 우 위원장은 “여당의 양보안을 먼저 내놓으라”며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의 입장 변화를 촉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비대위는 이날 오후 우 위원장 주재로 첫 고위전략회의를 열고 향후 비대위 운영 방향을 논의한다. 선거 패배 평가 및 전대 준비를 앞두고는 의원들의 중지를 모으기 위한 의원 워크숍도 개최키로 했다.

신현영 대변인은 회의 직후 “대선 패배 사안을 두고도 다양한 견해가 나오고 있어 계파 간 갈등이 불거지지 않도록 사전에 충분히 논의하고 이해를 구하는 차원에서 워크숍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비대위는 이날 안규백 의원을 전당대회준비위원장에, 도종환 의원을 선거관리위원장에 위촉했다.

이은지 기자 eun@munhwa.com
이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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