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유소의 휘발유·경유 판매가격이 ℓ당 2070원 선을 넘어 고공행진하는 가운데 경유 가격이 휘발유 가격을 또다시 추월했다.

13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30분 현재 전국 주유소 경유 평균 판매가격은 ℓ당 2071.54원으로 휘발유 가격(2071.41원)을 넘어섰다. 휘발유 가격은 전날보다 2.81원 올랐지만, 경유는 하루 만에 3.55원 오르면서 가격이 역전됐다.

통상 경유보다 세금이 많이 붙는 휘발유가 더 비싸지만 최근 되풀이되는 역전 현상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 여파로 유럽을 중심으로 경유 수급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11일에도 경유 가격(1947.59원)이 휘발유 가격(1946.11원)을 추월한 바 있다.

국내 경유 가격이 휘발유 가격을 웃돈 것은 2008년 6월 이후 약 14년 만이다. 이후 휘발유 가격이 다시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며 지난달 28일 ℓ당 2007.62원을 기록해 경유 가격(2005.62원)을 재차 넘어섰으나 16일 만에 다시 경유 가격이 휘발유 가격을 웃돌며 엎치락뒤치락하고 있다.

휘발유와 경유 가격 신기록 행진도 이어지고 있다. 국내 휘발유 가격은 이달 11일 2064.59원을 기록하며 10년 2개월 만에 역대 최고가 기록(2012년 4월 18일 2062.55원)을 갈아치웠다. 국내 경유 가격은 이미 지난달 12일 1953.29원을 기록하며 기존의 최고가(2008년 7월 16일 1947.74원)를 경신한 데 이어 매일 최고가 기록을 새로 쓰고 있다.

에너지 업계는 러시아산 석유제품에 대한 세계 각국의 제재가 이어지면서 수급 불확실성이 더 커졌다고 보고 있다.

정부는 최근 유류세 인하, 경유 유가연동보조금 확대 방안 등을 내놨지만 가격은 쉽게 잡히지 않고 있다.

특히 정부가 추가로 내놓을 카드가 마땅치 않다는 점에서 우려는 커지고 있다. 2008년 고유가 시기 도입했던 유가 환급금 정책이 거론되긴 했지만 재난지원금 같은 전 국민 복지수당 개념으로, 재원 마련에 대한 부담이 크기 때문에 사실상 검토 대상에서 제외된 상황이다.

박수진 기자 sujininvan@munhwa.com
박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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