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US오픈 출전 기자회견
LIV합류 사과·후회 말 않고
16번이나 “존중한다” 는 말만
“9·11 유족 슬픔에 공감”도
PGA 소속 선수들도 비난 가세
“떠났으면서 왜 돌아오려 하나”
LIV골프인비테이셔널 출전 후 US오픈에 나타난 필 미켈슨(미국)은 자신을 향한 비판적 질문 세례에 ‘(다른 의견도) 존중한다(Respect)’는 말만 되풀이했다. 그러나 그가 말한 존중은 타인에 대한 게 아니라 자신의 결정을 이해해달라는 의미로 읽힌다.
미켈슨은 14일 오전(한국시간) 미국 매사추세츠주 브루클린의 더컨트리클럽에서 열린 제122회 US오픈 사전 기자회견에 참석해 소신을 밝혔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일정에 속한 대회에 참석한 것은 지난 1월 말 파머스인슈어런스오픈 이후 4개월여 만이다.
그간의 논란이 말해주듯 미켈슨은 25분 넘게 질문 공세를 받았다. 덥수룩한 수염을 기른 미켈슨은 불필요한 논란을 피하려는 듯 중립적인 답변으로 일관했다. 자신에 대한 비난 여론을 의식해 ‘사과’나 ‘후회’라는 표현은 쓰지 않았다. 대신 ‘존중’을 사용했다. 미켈슨은 9·11 테러 유가족들의 반발에 “테러로 사랑하는 사람, 친구를 잃은 모든 이들의 슬픔에 공감하고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9·11 테러 유가족들은 사우디아라비아 지원을 받는 LIV골프인비테이셔널에 합류한 선수들은 US오픈에 출전시켜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미국 야후스포츠는 미켈슨이 25분 남짓의 기자회견 동안 존중이라는 단어를 16차례나 사용했다고 꼬집었다.
LIV골프인비테이셔널 출전을 유지하며 PGA투어를 병행할 의지도 내비쳤다. 미켈슨은 “PGA투어가 제공한 많은 추억과 기회, 경험 등에 감사하고 있다”며 “30년 넘게 PGA투어와 골프라는 게임에 보답하기 위해 열심히 일했고, 평생회원 자격을 얻었다. 나는 어떤 대회에 출전할 것인지 스스로 선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음 달 열릴 메이저대회인 브리티시오픈(디오픈) 출전 계획을 밝히며 “앞으로도 LIV골프인비테이셔널에 출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미켈슨은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가 후원하는 LIV골프인비테이셔널 개막전에 출전한 뒤 US오픈에 참가하는 13명 중 한 명이다. 제이 모너핸 PGA투어 커미셔너가 LIV골프인비테이셔널에 출전하는 선수의 PGA투어 대회 출전을 무기한 정지하는 중징계를 예고했다. 하지만 PGA투어 일정 중 4대 메이저대회는 PGA투어가 주관하지 않아 출전이 가능했다. US오픈의 주관단체는 미국골프협회(USGA)다. USGA는 “개막에 임박해 출전 기준을 바꾸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올해 US오픈에 LIV골프인비테이셔널 참가 선수의 출전을 허용했다.
미켈슨은 LIV골프인비테이셔널로 떠난 선수 중 PGA투어를 탈퇴하지 않은 대표적인 선수다. 반면, 더스틴 존슨(미국)과 재미교포 케빈 나,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 리 웨스트우드(잉글랜드), 그레임 맥다월(북아일랜드) 등은 LIV골프인비테이셔널에 합류하며 PGA투어를 탈퇴했다. 2022∼2023시즌 PGA투어 출전권을 확보한 안병훈은 자신의 SNS에 “LIV골프인비테이셔널로 떠난 선수들은 혁신적이고 멋진 투어에서 왜 PGA투어로 돌아오려고 하는가?”라고 비난했다.
오해원 기자 ohwwho@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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