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 장관 취임 후 첫 한미 외교장관 회담
北 설득·대응 위한 중국·일본 역할도 언급
지소미아, 文정부 시절 日 수출규제로 중단

양국 장관 "北, 핵실험시 단호한 대응 직면"
북한 도발 대응 군사대비태세 조정 준비도

박진(왼쪽) 외교부 장관과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1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의 국무부에서 회담을 마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진(왼쪽) 외교부 장관과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1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의 국무부에서 회담을 마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진 외교부 장관이 13일(현지시간) 미국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북한의 위협에 대한 공동 대응을 위해 문재인 정부 시절 유명무실해진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SOMIA·지소미아)의 정상화 필요성을 언급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이달 말 스페인에서 열리는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것을 계기로 한·일 정상회담 가능성이 거론되는 가운데 지소미아 정상화도 추진될지 주목된다.

한미 양국 외교장관은 이날 워싱턴에서 박 장관 취임 후 첫 회담을 한 뒤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번 기자회견에서 박 장관은 북한 문제에 관한 한반도 주변국의 역할을 언급했다. 중국의 경우 북한을 설득하는 데 있어 매우 긍정적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북한의 위협에 대한 공동 대응을 위해 한일 관계를 개선하고 일본과의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을 조속히 정상화할 필요성을 언급했다.

박 장관이 이번에 언급한 ‘지소미아’는 문재인 정부 시절 악화한 한·일 관계 속에 "폐기"까지 언급됐을 정도로 현재는 사실상 유명무실해 진 상태다. 그러나 지소미아는 미국의 중재로 폐기를 면했고, 윤석열 정부 외교라인 핵심인사가 그 체결 과정에 연관된 사안이기도 해 이번에 "정상화" 언급이 나온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9년 7월 일본 기업의 일제강점기 강제동원에 대한 대법원의 피해 배상 판결 후 일본은 전략물자 수출 제한 조치로 대응했다. 이에 문재인 정부는 대응책으로 지소미아 폐기 카드를 꺼내 들었고, 실제 그해 8월 NSC에서 지소미아를 연장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결국 미국이 중재에 나섰고, 같은 해 11월 ‘조건부 유예’라는 애매한 상태가 된 뒤 현재에 이르고 있다. 또 윤석열 정부의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비록 성사되지는 않았지만 과거 지소미아 체결 과정에 깊게 관여한 바 있기도 하다. 이명박 정부 시절 대통령실 대외전략비서관과 대외전략기획관을 지낸 김 차장은 2012년 7월 지소미아의 국무회의 비공개 의결을 추진하다 야당의 반발에 책임을 지고 대통령실을 떠나게 됐다. 결국 지소미아는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6년 11월 정식 체결됐다. 한·일 양국 간 북한의 미사일과 핵무기 동향 등의 정보를 교류하기 위한 조치였다.

한편 이날 양국 외교장관은 북한이 추가 핵실험을 감행할 경우 신속하고 단호한 대응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하며 북한의 도발에 대응해 장·단기 군사대비태세를 조정할 준비도 돼 있다고 밝혔다. 블링컨 장관은 이번 회견에서 북한의 7차 핵실험 가능성에 대해 우려하며 조금도 방심하지 않고 있다면서 신속히 대응할 수 있도록 한국, 일본과 매우 긴밀히 접촉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블링컨 장관은 미국은 모든 비상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며 적절한 장·단기 군사대비태세 조정에도 준비돼 있다고 경고했다. 또 북한의 핵·미사일 프로그램 개발을 지원할 경우 중국과 러시아를 포함해 관련 단체와 개인에 대한 제재도 계속하겠다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결의안에 반대한 중국과 러시아를 거론했다.

박 장관도 핵실험 등 북한이 도발을 감행할 경우 한미 양국과 국제사회의 단합되고 단호한 대응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하며 더 많은 억지력과 국제 제재, 고립을 초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북한이 계속 도발할 경우 유엔 안보리의 새 제재를 추진하겠다고도 공언했다.

박 장관은 또 필요할 경우 미국의 전략자산 전개에 대해서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한미 양국은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를 조기에 재가동하기로 했다고 박 장관은 밝혔다. EDSCG 재가동은 윤석열 대통령의 공약이자 지난달 방한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 때 합의한 사안이기도 하다.

박준희 기자
박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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