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 금융시장 패닉 - 美 증시 ‘베어마켓’ 진입

코스피 지수가 1년 7개월 만에 장중 2500선을 내준 가운데 14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전화를 받고 있다.  김동훈 기자
코스피 지수가 1년 7개월 만에 장중 2500선을 내준 가운데 14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전화를 받고 있다. 김동훈 기자

S&P500 순이익 전망치 4.0%
코로나 영향 2020년 이후 최악

MS, 실적 전망치 5억달러 낮춰
모건스탠리 “증시 리스크 높다”


1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가 이번 주 연방준비제도(Fed)의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 우려에 무너진 가운데, 진짜 충격은 아직 시작되지 않았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특히 기업들이 다음 달 2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실적 전망치를 앞다퉈 하향 조정하고 있어 자이언트 스텝 공포에 이은 ‘기업 실적 부진 발(發) 경기침체’ 우려라는 2차 공포가 시작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이날 “증시는 아직 성장 둔화 리스크를 반영하지 않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2분기 S&P500 상장사 순이익 증가율 전망치가 전년 동기 대비 4.0%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영향이 컸던 2020년 4분기(3.8%) 이후 최악의 성적을 낼 수 있다는 의미다. 특히 이는 4월 22일의 예상치인 6.6%에서 2%포인트 이상 낮아진 수치다. 더욱이 최근 기업들이 ‘자진납세’ 하듯 2분기 실적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고 있어 실적 발표가 가까워져 올수록 순이익 증가율 전망치는 더 떨어질 전망이다. 2분기뿐 아니라 3분기와 4분기 순이익 증가율 전망치도 각각 11.4%에서 10.6%, 10.9%에서 10.1%로 하향조정된 상태다.

실제 2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실적 전망치를 낮추는 기업들이 속출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지난 2일 2분기 매출 전망치를 기존 524억∼532억 달러(약 65조8000억∼66조8300억 원)에서 519억4000만∼527억4000만 달러로 하향 조정했다. 주당순이익(EPS) 전망치 역시 지난 4월 말 실적발표 당시 제시한 2.28∼2.35달러에서 낮아진 2.24∼2.32달러로 제시했다. 소매업체 타깃도 지난 7일 과도한 재고를 줄이기 위해 제품 가격 할인 등의 조처를 할 계획이라며 2분기 영업마진율 예상치를 내렸다. 기업용 클라우드 업체 세일즈포스도 실적 눈높이를 낮췄다. 특히 안전 자산 선호 현상으로 나타난 달러화 강세가 이어지는 점은 수출 기업들의 실적에 악재 요인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금융정보 제공업체 키리바는 올 상반기 달러 강세에 따른 미국 기업의 순이익이 400억 달러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 80억 달러의 5배에 이른다. 달러화 가치는 Fed가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해 기준금리 인상 등 긴축을 시작하면서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매긴 달러지수는 0.6% 상승, 2002년 12월 이후 최고치인 105.4를 기록했다.

이처럼 기업 실적 둔화가 예상되면서 가뜩이나 악재가 산적한 증시의 부담은 가중될 전망이다. Fed의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에 이은 기업 실적 부진 발 경기침체 공포가 또 한 번 증시를 짓누를 수 있다는 의미다. 실제 이날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투자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마진 압박과 소비자의 수요 둔화 등에 따라 증시 리스크가 높아지고 있다”면서 아직까지 증시에 상당한 하방 압력이 남아있다고 설명했다. 제임스 고먼 모건스탠리 CEO도 금융 콘퍼런스에서 “경기침체 위험이 30% 정도라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50%에 가까워진 것 같다”고 말했다.

임정환 기자 yom724@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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