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정 ‘안전운임제 연장’ 가닥

與, 운송거부 장기화 피해 부담
일몰제 폐지 대신 연장안 내놔

화물연대 “당정논의 지켜볼 것”
민주당 “근본적 해결책 아니다”


한국경제에 먹구름을 몰고 온 ‘화물연대 운송거부’ 국면에 14일 미묘한 기류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국민의힘을 중심으로 일몰기간 연장 방안이 조금씩 힘을 얻어가고 있고, 화물연대 일각에서도 강경투쟁 일변도에서 탈피해 실리를 확보하려는 출구전략이 신중하게 모색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토교통부는 현 교착 상황을 타개할 방안을 가다듬어 중재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화물연대 운송거부 사태와 관련해 ‘안전운임제 일몰제 연장’ 쪽으로 급격하게 무게 중심 추를 옮기는 모습이다. 안전운임제 영구 폐지와 비교해 온건한 대안으로, 화물연대는 물론 상급단체인 민주노총, 더불어민주당도 여당안 수용 여부에 대해 논의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화물연대는 여당의 안전운임제의 (1년 혹은 3년 추가) 연장에 대해 아직 유보적인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화물연대 측은 구체적인 언급 없이 일단 상황을 지켜보려는 기류다. 여당이 운송거부의 출구를 마련해준 것이지만, 화물연대 측은 구체적인 내용을 확인한 뒤 입장을 정할 것으로 보인다. 화물연대 관계자는 “아직까지 구체적인 내용을 확인하지 못했고 여당과 정부 사이의 향후 논의사항을 좀 더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여당은 이번 화물연대의 운송거부 사태 해법을 위해 제도의 완전한 폐지가 아닌 연장론을 들고 나왔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전날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화물연대의 안전운임제 일몰제 폐지와 적용 차종·품목 확대 요구에 대해 “(안전운임제) 영속화는 검토가 필요하다”며 “애초에 입법부에서 안전운임제를 3년간 일몰제로 하기로 합의했던 것은 시행 효과를 측정하고 그것을 통해 어떻게 계속 유지할까에 대한 부분인데, 지난 3년간 코로나19와 고유가가 겹쳐서 정확한 성과 측정이 어려웠다”고 밝힌 바 있다. 그의 “검토” 발언은 산업계·화주들의 입장도 더 반영돼 신중하게 입법이 진행돼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그는 “안전운임제 일몰제를 폐지하게 되면 사실상 영구입법화 되는 것”이라며 “이 부분은 조금 더 논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일몰제 시한을 연장해서 성과를 측정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저도 크게 이견은 없다”고 했다. 제도가 영구화하는 데 따른 산업계의 추가 비용 증가분, 그리고 제도 시행에 따른 실질적 성과측정 등이 구체적이지 않은 상황에서 막연히 이를 몰아붙여선 안 된다는 의미다.

이 같은 여당의 제안에 대해 화물연대 측이 곧장 반대 입장을 나타내지 않은 것은 화물연대 역시 운송거부 장기화에 따른 부담을 느끼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운송 중단으로 국민경제 전반의 피해가 막대해 여론이 갈수록 악화하고 있는 상황이다. 화물연대 내에서도 차주 개인의 손실이 누적되고 있어 조직 이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는 실정이다. 화물연대 측은 일몰제 폐지와 함께 안전운임제 전차종-전품목 확대 적용을 내걸고 있지만, 내부에선 당정이 추진하는 제도 연장에 긍정적인 반응도 나오고 있다. 연장안을 받아들이고 적용 대상 확대는 화주 대표와 실질적인 논의를 이어가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는 게 더 유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조만간 여당과 정부, 화물연대가 ‘연장안’에 합의해 극적으로 사태를 봉합할 것이란 전망도 내놓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각 부처가 의견을 모으진 못했지만 연장안이 현시점에서 가장 합리적일 수 있다”며 연장안의 현실화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박정민·정철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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