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권 중심 ‘가치외교’ 흔들리나
IPEF로 對中 견제 강화하더니
일부 품목 고율관세 철회 추진
왕따 시키겠다던 사우디도 방문
고유가악재 극복 위해 화해 손짓
직접 개입 피하던 우크라엔 관여
“국경에 곡물 저장고 건설할 것”
인플레이션 압박과 증시 붕락의 공포 속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가치외교’ 기조가 흔들리고 있다. ‘국제적 왕따’를 만들겠다고 공언했던 사우디아라비아 방문을 발표하는가 하면, 팽팽하게 견제 전선을 이어오던 중국에는 돌연 소비재 관세를 인하하겠다는 카드를 꺼내 든 것. 민주주의와 인권을 시작으로 세계 질서를 이끌던 미국이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실리의 벽에 부딪혔다는 평가가 나온다.
카린 장 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14일 성명을 내고 바이든 대통령이 내달 13∼16일 사우디아라비아와 이스라엘 등 중동 지역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특히 사우디의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와도 면담할 계획이다. 바이든 대통령이 2019년 11월 대선 후보 시절 사우디 반체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살해 사건의 배후로 빈 살만 왕세자를 지목하면서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다. 버림받은 존재(pariah)로 만들 것”이라고 공언한 지 2년 8개월 만이다. 고유가 악재를 극복하기 위해 사실상 외교적 단교 상태까지 치달은 사우디와 관계 개선을 모색하겠다는 구상이지만 여론의 반응은 싸늘하다. 한 사우디 인권 운동가는 가디언에 “빈 살만을 만나겠다는 것은 ‘배신’”이라고 말했다.
중국산 소비재 등 일부 품목에 대한 고율 관세를 철회하는 방안을 들여다보고 있는 것 역시 궤를 같이한다.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 출범, 대만과의 밀착 등으로 대중견제를 강화하던 행보와 반대로 관세 인하안을 검토하기 시작한 것. 결국 인플레이션 부담에 두 손을 들고 말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뉴욕타임스(NYT)는 “기업들에 중국 내 공급망을 유지하도록 부추길 수 있고, 선거 국면에서 중국을 ‘방임’하고 있다는 공격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직접 개입을 극도로 경계했던 우크라이나 사태에는 보다 적극적으로 관여하기 시작했다. 폴리티코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미국노동총연맹산업별조합회의(AFL-CIO) 행사에 참석,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해상 봉쇄로 곡물 수출이 어려워진 데 대해 “폴란드를 포함한 우크라이나 국경에 곡물 저장고를 건설할 것”이라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미국의 적극적 개입을 지지한다는 여론조사(워싱턴포스트(WP)·ABC방송, 지난 4월 24∼28일 1004명 대상)가 이어지자 지지율 반등 효과를 노린 것으로 보인다. 다만 여전히 정책 실패를 인정하기보다는 자화자찬에 그친다는 평가가 나온다. NYT는 “자신의 경제적 성과는 옹호하는 반면, 부정적인 부분에 대한 책임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등에게) 전가했다”고 했다.
김현아 기자 kimhaha@munhwa.com
IPEF로 對中 견제 강화하더니
일부 품목 고율관세 철회 추진
왕따 시키겠다던 사우디도 방문
고유가악재 극복 위해 화해 손짓
직접 개입 피하던 우크라엔 관여
“국경에 곡물 저장고 건설할 것”
인플레이션 압박과 증시 붕락의 공포 속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가치외교’ 기조가 흔들리고 있다. ‘국제적 왕따’를 만들겠다고 공언했던 사우디아라비아 방문을 발표하는가 하면, 팽팽하게 견제 전선을 이어오던 중국에는 돌연 소비재 관세를 인하하겠다는 카드를 꺼내 든 것. 민주주의와 인권을 시작으로 세계 질서를 이끌던 미국이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실리의 벽에 부딪혔다는 평가가 나온다.
카린 장 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14일 성명을 내고 바이든 대통령이 내달 13∼16일 사우디아라비아와 이스라엘 등 중동 지역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특히 사우디의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와도 면담할 계획이다. 바이든 대통령이 2019년 11월 대선 후보 시절 사우디 반체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살해 사건의 배후로 빈 살만 왕세자를 지목하면서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다. 버림받은 존재(pariah)로 만들 것”이라고 공언한 지 2년 8개월 만이다. 고유가 악재를 극복하기 위해 사실상 외교적 단교 상태까지 치달은 사우디와 관계 개선을 모색하겠다는 구상이지만 여론의 반응은 싸늘하다. 한 사우디 인권 운동가는 가디언에 “빈 살만을 만나겠다는 것은 ‘배신’”이라고 말했다.
중국산 소비재 등 일부 품목에 대한 고율 관세를 철회하는 방안을 들여다보고 있는 것 역시 궤를 같이한다.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 출범, 대만과의 밀착 등으로 대중견제를 강화하던 행보와 반대로 관세 인하안을 검토하기 시작한 것. 결국 인플레이션 부담에 두 손을 들고 말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뉴욕타임스(NYT)는 “기업들에 중국 내 공급망을 유지하도록 부추길 수 있고, 선거 국면에서 중국을 ‘방임’하고 있다는 공격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직접 개입을 극도로 경계했던 우크라이나 사태에는 보다 적극적으로 관여하기 시작했다. 폴리티코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미국노동총연맹산업별조합회의(AFL-CIO) 행사에 참석,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해상 봉쇄로 곡물 수출이 어려워진 데 대해 “폴란드를 포함한 우크라이나 국경에 곡물 저장고를 건설할 것”이라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미국의 적극적 개입을 지지한다는 여론조사(워싱턴포스트(WP)·ABC방송, 지난 4월 24∼28일 1004명 대상)가 이어지자 지지율 반등 효과를 노린 것으로 보인다. 다만 여전히 정책 실패를 인정하기보다는 자화자찬에 그친다는 평가가 나온다. NYT는 “자신의 경제적 성과는 옹호하는 반면, 부정적인 부분에 대한 책임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등에게) 전가했다”고 했다.
김현아 기자 kimhah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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