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인터뷰 - 유흥수 한일친선협회중앙회 회장

글로벌시대 홀로 질주 못해
韓·美·日 공조체제 갖춰야

정치권은 지지층 결집 위해
반일·혐한 정서 악용 안돼

징용문제 등 시급 현안 해결
나머지는 탄력적으로 다뤄야

尹·기시다 관계개선 의지있어
정상회담 성사여부 낙관 전망


인터뷰 = 이민종 산업부장

한·일 관계가 역대 최악의 경색 국면에 빠져있는 가운데 ‘민간 외교창구’를 통한 교류 재개의 중책을 맡은 유흥수 한일친선협회중앙회 회장이 지난 8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동 국회 앞에서 집무실로 이동하고 있다. 유 회장은 “한국 경제와 안보를 위해 일본과의 관계를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선규 기자
한·일 관계가 역대 최악의 경색 국면에 빠져있는 가운데 ‘민간 외교창구’를 통한 교류 재개의 중책을 맡은 유흥수 한일친선협회중앙회 회장이 지난 8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동 국회 앞에서 집무실로 이동하고 있다. 유 회장은 “한국 경제와 안보를 위해 일본과의 관계를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선규 기자

한·일 양국 정부가 코로나19로 중단됐던 김포∼하네다(羽田) 항공 노선 재개에 대한 막바지 조율 작업을 벌이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또 지난 2년간 이뤄졌던 일본 정부의 입국제한 조치가 완화되면서 한국 인재들의 일본 취업시장 진출에도 ‘파란불’이 켜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는 아직 미흡하지만, 양국 간 인적 교류의 점진적인 복원을 의미한다. 취임 후 첫 일본 방일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진 박진 외교부 장관은 최근 언론인터뷰에서 한·일 과거사 갈등 현안 해결의 원칙으로 “국민이 납득할 수준의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외교적 방안을 모색하고 있고, 일본도 성의를 보여야 한다”고 했다. 앞서 지난 1일 일본 마이니치신문은 6·1 지방선거가 여당인 국민의힘의 압승으로 끝나자 “이번 지선은 윤(석열) 정권의 신임 투표 성격으로, 그 결과가 한·일 관계 개선에 적극적인 윤 정권의 구심력을 좌우한다”고 논평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출근길 브리핑에서 위안부 문제의 해법을 묻자 “과거사 문제에 관해서는 미래에 대한 협력 차원에서 한·일간 문제가 원만하게 풀릴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윤석열 정부의 공약사항이기도 하지만, 모두 한·일 관계 개선과 정상화에 대한 기대감과 징후가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1965년 국교 정상화 이후 수많은 갈등, 대립구도 중에서도 가장 악화돼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한·일 관계의 현황, 개선 전망, 외교 방향, 지향점이 최대 화두로 떠올랐다.

2018년 10∼11월 한국 대법원의 일본제철, 미쓰비시중공업을 대상으로 한 강제징용 판결 이후 경색된 한·일 관계로 인한 경제적 손실과 불안정성에 대한 문제 인식에도 적지 않은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일본은 교역, 경제 협력 측면에서 가장 가까우면서도 역사적·정서적으로는 ‘크레바스’ 같은 균열, 이질성 때문에 먼 나라로도 불린다. 경제계는 그런 일본을 실리를 위해서라도 이제부터 뛰어넘고 극복하면서 동반과 협력을 추진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과연 미래지향적 협력으로 가는 해법은 어떻게 찾아야 할까.

한일의원연맹 간사장을 지낸 4선 의원이자, 전 주일대사인 유흥수(86) 한일친선협회중앙회 회장은 문화일보 인터뷰에서 “양국 정부가 국민감정을 순화시키는 노력을 공동으로 기울여 각각 반일(反日), 혐한(嫌韓) 기조부터 완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유 회장은 “쉬운 것부터 시작해 양국 간의 교류를 확대하고 서로 양보, 협상의 자세를 갖춰야 한다”며 “한·일 갈등이 해소, 진정되지 않으면 ‘한·미·일 협력체제’를 갖출 수 없어 안보, 경제의 불안정성이 심화할 것으로 우려된다”고 진단했다.

주일대사 때 위안부합의를 끌어내기도 했던 유 회장을 지난 8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동 협회 집무실에서 만나 일대 전환기에 선 한·일 외교의 해법과 전망을 들었다.

인터뷰에 앞서 그의 집무실 테이블을 보니, 윤 정부 초대 주일대사인 윤덕민 대사 부임 환송 오찬 메모, 한·일 관계를 다룬 여러 권의 일본 최신 원서 등이 눈에 띄었다.

―오랜 시간 한·일 관계에 밀도 있게 접근했다. 한·일 정부가 협력을 위해 가장 유의해야 할 점은 무엇인가.

“윤 정부가 한·일 관계를 개선하겠다고 공약했는데, 지금 실질적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본다. 일본 정부도 과거처럼 징용문제부터 해결하라는 자세로 접근하지 말고 이런 움직임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협조해야 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이번 방한, 방일 과정에서 양측에 원만한 관계설정의 필요성을 조언했을 것으로 본다. 한·미·일 경제안보 협력체계 강화가 무엇보다 시급하다. 양국 간 항공 취항 문제, 비자 면제 등 쉬운 것부터 하나씩 풀어 가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국민감정이 서로 굉장히 악화돼 있다.

“그런 감정을 순화시키는 노력부터 양국 정부가 기울여야 한다. 교류의 폭과 양을 늘리면 호혜적인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다. 한·일 양국 관계는 생각보다 유사하고 비슷한 분야가 많다. 양국 지자체끼리의 자매결연 교류, 경제인 모임 활성화 등을 통해 날카롭게 각이 선 국민감정을 누그러뜨려야 한다. 국민 교류를 확대하고 반감, 반일, 혐한을 완화한다면 정치인들이 나서기에도 좋지 않겠는가. 다만 주의할 점은 두 나라 정치권이 이런 정서를 악용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과거 일본을 때리면 인기가 치솟는다고 생각해 많이 동원했던 악습, 전철을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 갈피를 잡을 수 없는 외교행태, 포퓰리즘은 항상 실타래처럼 문제를 꼬이게 한다.”(차기 국회의장 후보로 선출된 김진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4월 전국경제인연합회 세미나에서 한일의원연맹 회장 자격으로 같은 의견을 표시한 바 있다. 김 의원은 “양국 정치권이 지지층 결집을 위해 선거 때마다 반일감정, 혐한감정을 이용했는데 이는 양국에 자해행위다”고 했다.)

―이런 반성에서 접근하자면, 막 지방선거도 끝났고 2024년 4월 총선까지는 선거도 없다. ‘호기’인 듯싶은데.

“(우리만 놓고 봐도) 당연히 그렇다. 꼭 그렇지 않더라도 윤 정부가 해결하려는 의지는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금의 한·일 관계를 국교 정상화 이후부터 접근하면 어느 정도 심각한지.(2019년 신각수 전 주일대사는 한·일 관계를 ‘복합 다중골절 상태’라고 비유한 바 있다.)

“한·일 관계는 언제나 관계가 좋았다가 나빠지는 등 기복이 심했다. 지금이 나쁜 경우 중 하나다. 1995년 11월에는 김영삼 당시 대통령이 ‘일본의 버르장머리를 고쳐 놓겠다’고 해서 틀어졌다. 이명박 대통령 시절에도 2012년 대법원이 강제징용 피해자의 배상청구권 인정 판결을 내렸고, 그해 8월 10일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이 대통령이 전격적으로 독도를 방문해 ‘이곳은 대한민국 영토다’라고 확인했다. 박근혜 정부 출범 후에도 관계가 좋지 않았는데 내가 주일대사로 가서 2015년 12월 28일 일본과 위안부 문제를 합의, 타결하고 정상화했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 때 위안부 합의에 따라 설립된 화해·치유재단 해산 방침 발표로 그야말로 엉거주춤한 단계로 다시 떨어졌다. 그보다 더욱 중요한, 양국 정부 모두에 공통된 작금의 현안이 2018년 10월 30일, 한국 대법원의 일제강제징용 피해자가 일본을 상대로 낸 소송에 대한 승소판결이다.”

―한·일 관계 개선의 가장 큰 걸림돌이지만 국내의 부정적 여론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을 텐데.

“징용 피해자 판결은 한·일 협정으로 배상받음으로써 국가 간 종결된 사안이다. 그런데 개인이 일본 기업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했고, 대법원이 역대 한·일 정부의 입장, 견해와 완전히 배치되는 판결을 확정해 버렸다. 강제집행 단계까지 와 있는데 실제 집행했다면 완전 파탄으로 치달을 텐데, 그것만은 이뤄지지 않아 다행이지만 이 문제부터 해결해야 한다는 게 일본 정부의 전제조건이자 입장이다. 이런 맥락에서 떠오르는데, 과거 일본 기업의 자산을 강제매각하는 대신 일본기업과 대일청구권 자금을 받은 한국기업이 공동으로 기금을 조성해 보장하는 이른바 ‘문희상(전 국회의장)안(案)’이 있었다. 당시에는 문 정부와 일본 정부 모두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했다. 양국 기업이 같이 출연해 그 돈으로 배상하자는 건데 최근 다시 논의되는 듯하다. 이에 대해 반대만 하지 말고 서로 양보해 협상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최우선 현안이면서도 어렵고, 급한 문제다. 문 정부 때는 이걸 외교적으로 풀려고 노력하지 않았다.”

―강제징용 피해 외에도 양국은 수출규제,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후쿠시마(福島) 오염수 방출, 위안부, 사도 광산 유네스코 등재 등등 많은 갈등이 산재해 있다.

“꽉 차 있다고 해야 하나. 그런데 하나하나 따지고 해결하려 들면 안 된다. 징용 문제는 매우 시급하므로 우선 해결하고, 나머지는 탄력적으로 해결을 도모해야 한다. 독도 문제도 있지 않은가.”

―양국 정상 간 회담이 오랜 시간 단절상태다. 윤 대통령은 미·일·중·북한순으로 만나겠다고 했었다.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담에서 회담이 이뤄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한·일 정상회담 가능성을 낙관적으로 본다. 윤 대통령이나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 모두 양국 관계를 잘 이끌어 보겠다는 의지가 있다. 가까운 시일 내에, 1년 이내에는 회담이 열릴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박 장관이 일본에 가는데 일본 내의 정서가 좋지 않을 때는 (방문을) 꺼린다. 나토 정상회담을 통해 우리가 예상하는 것보다 더 빠르게 정상회담이 이뤄질 가능성도 물론 있다고 본다.”

―한·일 갈등이 진정, 해소되지 않고 지속될 경우 가장 우려되는 문제는.

“북한 미사일 위협, 핵실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도 장기화하고 있는데 한·미·일이 협력하지 않으면 안보는 당연히 존망의 갈림길에 처할 수 있고 경제협력도 어려워진다. 글로벌 시대에는 홀로 질주할 수 없다. 제일 가깝고 경쟁력을 갖춘 곳이 일본인데 그런 나라와 협력하지 않을 이유가 무엇인지 묻고 싶다.”

―한·일 관계가 정상화됐다는 전제 아래 그 관계를 지속, 유지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관건은 무엇일지.

“역사적 특수성이다. 작은 일로도 수시로 틀어지고 비정상의 길로 들어서지 않았던가. 그런 건 넘어서야 한다고 생각한다. 반일, 친일의 이분법적인 프레임에서도 벗어나야 한다. 과거 우수한 백제문화를 전수, 전파했을 때도 앞서 있었지만, 문화적으로도 이제는 K-팝, K-무비 같은 문화상품을 갖추고 손흥민 같은 글로벌 스포츠 스타를 갖춘, 더 앞선 문화선진국이기도 하다. 침략을 당했던 아픈 기억이 있지만, 이제는 과거에 얽매이지 않고 당당히 넘어설 수 있는 자신감과 긍지를 갖춰야 한다.”

유 회장은 과거 이런 주장을 펼치면 친일파라고 공격당하곤 했다고 털어놓았다.

화제를 경제 쪽으로 돌렸다. 유 회장은 본인은 경제전문가가 아니므로 답변이 곤란하다고 했지만, 본질을 정확히 꿰뚫고 있었다. 징용문제와 관련한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일본 총리의 수출 규제 보복 조치는 많은 파장을 불러 왔다. 소재·부품 분야의 원천기술국인 일본과 한국은 정상화 이후 오랜 시간 중요한 교역, 협력 분야에서 공생, 공조 관계를 지속해 왔지만 사실상 파행 상태다. 뒤이은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후쿠시마 오염수 등도 언제 폭발할지 모를 잠재적인 ‘갈등의 뇌관’에 속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의 분석 결과를 보면 2017∼2018년 대비 2019∼2020년 한국의 대일본 교역량은 11.9% 감소했다. 중국(-4.7%), 유럽연합(EU·-4.8%)보다 감소 폭이 상대적으로 컸다. 한국의 대(對)일본 직접투자는 25.6%, 일본의 제조업 한국 투자는 62.1% 각각 감소했다. 이로 인해 생산, 부가가치, 취업자 등이 모두 줄었다. 정치·외교 분쟁이 경제갈등으로 전이(轉移)됐다고 한경연은 평가했다.

―교착, 경색 관계로 인해 투자가 위축되고 양국 국민, 기업이 타격을 입고 있다.

“일본은 정밀화학, 첨단산업, 반도체, 부품, 소재 분야에서 강점을 지닌 기초기술 강국이자 경제 대국이면서 우리의 중요한 무역 상대국이다. 글로벌 연구·개발(R&D) 1000대 투자 기업 수에서도 2020년 기준으로, 한국보다 5배 이상으로 많은 기업을 갖고 있다는 보고서를 봤다. 소재·부품 분야 대일 적자 규모는 계속 증가세다. 우리가 실리 확보를 위해서라도 그 격차를 줄이기 위한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의미 아닌가. 그러려면 근본적으로 관계 개선을 추진해야 한다. 일본은 군사 부문의 정보능력 역시 고도화돼 있다. 한·미·일이 공조하지 않으면 안보, 경제가 가장 큰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유흥수 한일친선협회중앙회 회장은 문화일보 인터뷰에서 “글로벌 시대에 가장 가깝고 경쟁력을 갖춘 일본과 협력하지 않은 채 우리 홀로 질주할 수는 없다”고 했다. 또 반일, 친일의 이분법적 프레임에서 벗어나야만 우리 경제가 실리를 확보할 수 있다고 했다.  김선규 기자
유흥수 한일친선협회중앙회 회장은 문화일보 인터뷰에서 “글로벌 시대에 가장 가깝고 경쟁력을 갖춘 일본과 협력하지 않은 채 우리 홀로 질주할 수는 없다”고 했다. 또 반일, 친일의 이분법적 프레임에서 벗어나야만 우리 경제가 실리를 확보할 수 있다고 했다. 김선규 기자


―미·중 패권 다툼이나 글로벌 공급망 재편 관점에서도 마찬가지일 듯싶다.

“윤 대통령 취임사에서도 자유를 사랑하는 세계시민이란 표현을 눈여겨봤다. 우리 국민도 세계시민으로 우뚝 서야 한다는 것, 세계시민과 더불어 가지 않으면 살 수 없다는 뜻이다. 궁극적으로 상호 협조 없이는 글로벌 시대에서 생존할 수 없다. 우리가 일본 경제보복 조치 이후 소재·부품·장비 분야를 집중적으로 육성했다고 하는데 아직 갈 길이 멀다.”

그는 외교전문가이니만큼 여러 차례 역대 정권의 한·일 외교를 평가한 바 있다. 후한 점수를 받은 이는 박정희 전 대통령과 김대중(DJ) 전 대통령. 이들의 평가는 오늘의 한·일 관계, 내일을 위한 전환적 접근 측면에서 정부와 민간에 적지 않은 시사점을 준다. 그래서 구체적으로 물었다.

―DJ의 대일 외교를 배워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많다.

“박정희 전 대통령은 격렬한 한·일 회담 반대시위(6·3 시위)를 무릅쓰고 국교를 처음 정상화했다. 유신 시절 일본에서 납치를 당한 경험이 있는 DJ는 대일 강경외교를 구사할 것이란 일본 정계의 우려를 깼다. 그리고 1998년 10월 도쿄(東京)에서 오부치 게이조(小淵惠三) 당시 일본 총리와 ‘21세기 새 시대를 위한 공동선언’에 서명했다. 한·일 관계를 한 단계 격상시킨 것이다. 특히 중요한 게 한·일 문화개방이다. 그때 얼마나 반대가 심했나. 일본 노래가 거리에 넘친다고, DJ 지지자들까지 나서서 반대했다. 하지만 DJ는 열등감을 느끼지 말라고 설득하며 추진했다. 이제는 오히려 우리 문화가 세계를 지배하고 있다. 일본에서 K-팝 스타를 보며 환호하는 일본 청소년들의 모습을 봤다. ‘아, 내가 한국인이구나’라는 사실이 느껴지며 신기하고 놀랍고 눈물이 났다. 지도자는 모름지기 여론에 끌려갈 게 아니라 미래를 내다보는 통찰력을 갖고 나가야 한다는 점을 두 대통령이 보여주고 있다.”(유 회장은 “나는 DJ를 반대하는 정당에 있었지만 이건 평가를 해야 한다. 한·일 관계에서만큼은 두 대통령이 훌륭한 지도자였다”고 했다. 윤 대통령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기대를 품고 있다고 덧붙였다.)

―78세에 주일 대사로 봉직했다.

“초등학교를 일본에서 다녀 일본어가 자연스럽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주일대사로 발탁한 것은 한·일 관계를 개선해야겠다는 의지 때문이었는데 임명하고 나니 일본이 더 좋아했다.

다양한 인맥과 네트워크로 리셉션, 간담회, 양국 의원 간 교류를 성사하고 양국 지도자 간 회담의 가교 역할을 하며 열심히 뛰었다. 실무선에서는 도저히 안 될 거 같아 사실상 포기했던 박 전 대통령과 아베 전 총리의 회담이 청와대, 일본 총리, 민간 협회 등을 두루 접촉하고 사정하고 설득했더니 성사됐었다. 그때 큰 보람을 느꼈다. 2년여 동안 대사로 활동했는데, 할 일을 다했다고 판단해 사의를 표명했지만 한동안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나이가 80이라고 건강 핑계를 대고 나서야 그만둘 수 있었다.”

유 회장은 ‘앞으로 한·일 관계에서 봉사하는 역할이 주어질 경우 어떻게 하겠느냐’고 묻자 “이젠 나이도 있고 욕심이 전혀 없다”고 잘라 말했다. 다만 “현재 국민의힘 상임고문을 맡고 있는데, 대통령이 일본을 방문한다면 바른 소리로 조언은 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주일대사는 일본이 내각책임제고 친목을 다지는 수준인 다른 국가들의 의원연맹 기구와 달리 한일의원연맹이 실제 막대한 업무를 추진하면서 풍부한 경험을 쌓는 만큼 앞으로는 정치인 출신이 기용된다면 더 많은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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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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