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1년 대구 북구 대구삼영초등학교에서 마지막 학급학력향상수업을 마친 학생들이 성갑영(가운데) 교사에게 그동안 감사했다며 깜짝파티를 열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제공
지난 2021년 대구 북구 대구삼영초등학교에서 마지막 학급학력향상수업을 마친 학생들이 성갑영(가운데) 교사에게 그동안 감사했다며 깜짝파티를 열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제공


■ 선생님 선생님 우리 선생님

- 대구천내초등학교 성갑영 교사

학급名 공모·구호대회 열어
‘더불어 사는 삶’ 중요성 교육

학습내용 친구들끼리 공유
협력통한 문제해결 능력 길러

장기자랑·연극제 함께 준비
배려심·긍정적 마인드 쑥쑥


“‘자기 주도 학습’의 기저에는 상대방을 배려하며 함께 문제를 해결하는 ‘협력 학습’의 태도가 깔려있어요. 진정한 의미에서 공부 잘하는 아이가 되려면 ‘더불어 함께 사는 삶’의 태도를 길러야 해요.”

성갑영(52) 교사가 일하고 있는 대구 달성군 대구천내초등학교는 올해 대구시교육청의 특별지원을 받는 미래학교로 지정됐다. 미래학교는 학생 개별 맞춤식 협력 학습으로 학생 각자의 능력과 소질을 최대한 키우고 사회성을 증진시키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간단히 말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어울리는 자율·창의융합·소통 능력이 있는 인재 양성을 목표로 하는 것이다. 이 학교에서 관련 교육과정을 연구·실천하고 있는 성 교사는 자기 주도 학습과 관련해 “자기 자신에 대한 충실한 이해를 기본으로 남과 더불어 살아가는 사람이 되고자 할 때 자발적인 학습이 일어나고 시야도 넓어진다”고 강조한다.

성 교사는 학기 초엔 매번 학급의 이름을 공모하며 반가(歌)를 만들고 구호대회를 연다. 학생들이 꼭 지키고 싶은, 꼭 되고 싶은 반의 모습에 대해서도 충분한 이야기를 나눈 뒤 다수결로 최소한도로 지켜야 할 것들을 결정하도록 한다. 학생들이 타인과의 관계, 공동체 안에서의 협력을 고민할 때 스스로에 대한 고민이 자발적으로 일어나고, 문제 해결 능력이 높아진다는 걸 25년 교직 생활 동안 생생하게 경험했기 때문이다. 그는 “더불어 살아가기 위한 방법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하고 고민할 때 협력과 소통 능력이 생기고, 자신에 대한 자율의지도 강해진다”고 설명한다.

성 교사는 ‘경청’ 습관도 꼭 가르친다. 학습을 시작할 때나 마칠 때, 옆에 있는 짝과 학습한 내용을 이야기 나누도록 하고 상대방이 들려준 내용을 발표하게 한다. 이를 통해 자신이 알게 된 점을 명확하게 하고 더불어 짝의 말을 대신 발표함으로써 경청하는 자세를 익히고 본인이 기억하지 못한 내용을 짝을 통해서 알게 하는 것이다.

지난 4월 대구 달성군 대구천내초등학교의 국악관현악단이 교내에 함께 모여 토요합주를 하고 있다. 성갑영(가운데) 교사가 아이들을 지도하고 있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제공
지난 4월 대구 달성군 대구천내초등학교의 국악관현악단이 교내에 함께 모여 토요합주를 하고 있다. 성갑영(가운데) 교사가 아이들을 지도하고 있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제공


학생들에게 가급적 다양한 행사를 열게 하고, 참여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학생들이 자기라는 틀 안에만 머물러 좁게 생각하기보다는 주변 사람들에 대해 관심을 갖고, 긍정적으로 표현하고 도전하게 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학생들의 시야가 넓어진다는 게 성 교사의 이야기다. 성 교사의 반 학생들의 한 해는 보통 이러하다. 4월에는 빨리 친해지기 위한 모둠 장기자랑대회, 5월에는 단오 맞이 팔씨름대회, 6월에는 교육과정과 연계한 1학기 연극발표회, 7월에는 시원한 아이스크림과 함께하는 학급영화제, 9월에는 학급 미니 운동회, 10월에는 학교행사와 함께하는 학급학예발표회, 11월에는 마니또 천사놀이, 12월에는 2학기 학급연극제를 준비하느라 바쁘다. 학생들은 서로의 시간을 함께 공유하며 함께하는 방법을 배운다. 성 교사는 천내초 직전엔 지난 2021년 전국 공립학교 중 첫 국제 바칼로레아(IB) 인증학교로 선정된 대구삼영초등학교에서 근무했다. 삼영초가 IB 후보 학교이던 시절, 그는 약 3년이 넘게 저소득층을 위한 연탄 나르기, 사랑의 동전 모으기, ‘지속가능한 우리 지구’ 만들기 등 다양한 환경 교육과 세계시민 교육을 학생들에게 제공했다. ‘나’ 아닌 ‘글로벌’ 이슈에 시야를 옮겨 고민했던 교육은 삼영초의 IB 인증에 밑거름이 됐다는 후문이다.

성 교사는 학생들과 함께했던 모든 순간이 행복하다고 말한다. 그는 “유독 학급 친구들과 잘 지내지 못하던 한 아이가 있었는데 저를 만나 타인과 도움을 주고받고, 함께하는 방법을 배우면서 차츰 감사하는 아이로 변화했던 게 기억이 많이 난다”며 “학생들에게 ‘늘 따뜻하게 열정적으로 우리들을 품어 주신 친절한 가비샘(성 교사 별명)’으로 기억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학생들이 ‘선생님 덕분에 끈기를 길렀어’ ‘끝까지 완주하는 태도를 가지게 됐어’ ‘긍정적인 생각을 지니게 됐어’라는 한 조각의 마음만이라도 기억한다면 진심으로 기쁠 것”이라며 밝게 웃었다.

시대의 빛과 거울이 될 훌륭한 인재 양성을 위해 오늘도 교육현장에서 묵묵히 헌신하며 사랑을 베푸는 선생님들의 값진 사연을 전해 주세요. 제보 및 문의 : teacher@munhwa.com
‘선생님 선생님 우리 선생님’은 교권 회복과 아동이 행복한 환경 조성을 위해 문화일보와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이 공동기획으로 진행하는 연중캠페인입니다.

박정경 기자 verite@munhwa.com
박정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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