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 "북핵 문제가 한·미 양국의 최우선 정책 과제 공감… 블링컨 장관과 확장억제 중요성도 동의" 고위관계자 "북한 스스로 비핵화할 생각 없다면 비핵화할 수 있는, 해야 하는 환경으로 만들어야"
취임 후 첫 방미 일정을 소화 중인 박진 외교부 장관이 14일 미국 연방 상원의원들과 조찬 간담회를 마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크리스 쿤스, 빌 해거티 상원의원, 박 장관, 존 오소프 상원의원, 조태용 주미 한국대사. 주미 한국대사관 제공
박진 외교부 장관이 14일(현지시간) 북한이 7차 핵실험을 강행할 경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강력한 신규 제재를 추진키로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협의했다고 밝혔다. 한·미 양국은 북한 핵실험 시 유엔 차원의 제재와 함께 한국·미국 등 동맹이 참여하는 독자 제재도 여러 방안을 추진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장관은 또 "북핵 문제가 한·미 양국의 최우선 정책과제라는데 의견을 같이하고 확장억제의 중요성에 공감했다"고 강조했다.
취임 후 첫 방미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박 장관은 이날 워싱턴DC에서 가진 특파원간담회에서 전날 블링컨 장관과의 외교장관 회담 결과를 설명하며 "북핵 문제와 관련해서 한·미 간의 긴밀한 공조를 재확인했다"며 "향후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할 경우 강력한 제재 요소를 담은 유엔 안보리 신규 결의를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정부 고위관계자는 지난 5월 유엔 안보리에서 추가 대북제재 결의안이 중국·러시아의 반대로 무산된 데 대해 "북한이 실제 핵실험을 포함한 도발을 하면 중국과 러시아도 반대할 명분이 많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이 관계자는 "(한·미 양국의) 독자적인 제재도 여러 방안을 검토해 추진하는 것으로 얘기됐다"고 밝혔다. 실제 이날 조 바이든 행정부의 제재를 총괄하는 월리 아데예모 미 재무부 부장관은 의회 청문회에 출석해 "북한의 불안정한 활동을 계기로 북한을 추가 제재할 방안을 검토하기 위해 모든 정보를 자세히 살펴보고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박 장관은 또 "북한의 7차 핵실험 가능성이 제기되고 전술핵 사용마저 거론되는 엄중한 상황에서 북핵 문제가 한·미 양국의 최우선 정책 과제라는데 의견을 같이했다"며 "블링컨 장관과 확장억제의 중요성에 공감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블링컨 장관이 전날 공동 기자회견에서 고위급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를 몇 주 내 개최하자고 밝혔던 내용을 언급하며 EDSCG 조기 재가동 합의를 재차 설명하기도 했다.
동시에 박 장관은 "저와 블링컨 장관은 유연하고 열린 생각을 가지고 북한에 대해 대화의 문은 항상 열어둘 것을 재확인했다"고 밝혀 북한에 조건없는 비핵화 대화를 촉구했다. 박 장관은 북핵 문제 해결과 관련해 중국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블링컨 장관에게 북핵 문제 해결에 있어 중국의 건설적 역할이 중요하며 중국과 함께 전략적으로 소통해 나가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며 "어제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양제츠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원이 룩셈부르크에서 만나 북핵 문제를 포함한 상호 관심사에 대해 깊이 있는 논의를 했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이번 방미의 중요 성과는 향후 5년간 한·미 동맹의 미래발전 방향에 대한 구체적 방안을 마련했다는 것"이라며 "우리 정부는 글로벌 중추 국가(GPS)로서 세계 자유와 평화, 번영을 증진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고 미국 측은 윤석열 정부의 의지를 적극 환영했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오는 이번 방미 기간 블링컨 장관은 물론 제니퍼 그랜홈 에너지부 장관, 지나 러몬도 상무장관 등 행정부 인사와 상·하원 의원, 싱크탱크 인사들을 연이어 접촉해 한미동맹 강화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한편 정부 고위관계자는 오는 29~30일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 때 한·미·일 3국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과 관련해 "(현 단계에서) 거론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면서도 "다자 정상회의를 계기로 관련된 정상들이 모두 참석한다면 정상 간의 만남을 가지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 관계자는 국내 일각에서 북핵 대응방안으로 거론되는 핵 자강론에 대해서는 "북한이 스스로 비핵화할 생각이 없다면 비핵화를 할 수 있도록, 또 해야 하는 환경으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며 "현실적으로 가장 효과적이고 필요한 정책은 북한 도발에 대한 억제력을 강화하면서 일관된 원칙에 입각한 대북정책을 펴고 북한이 만약 대화하겠다면 언제든 대화의 문을 열어두는 자세를 유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