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제재를 받고 있던 중국 대형 인공지능(AI) 업체의 40대 수석 개발자가 돌연 사망했다. 업계에서 최고로 꼽던 인재의 갑작스런 사망으로 어렵던 기업 사정이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업계 관계자들은 전했다.
15일 디이차이징(第一財經) 등에 따르면 중국 인공지능 업체 메그비의 수석 개발자 쑨젠(孫劍·45)이 전날 갑작스레 사망했다. 가족들은 쑨개발자가 지난 13일 밤 운동을 나갔다 집에 돌아와선 정신을 잃고 쓰러져 병원으로 옮겼지만 숨졌다고 밝혔다. 다만, 정확한 사인은 아직 공개되지 않고 있다. 메그비는 "그의 불행한 죽음으로 AI 분야에서 탐구와 혁신의 리더를 잃었다"고 밝혔다.
쑨 개발자는 중국 AI 개발 분야의 리더로 꼽힌다. 마이크로소프트에서 13년간 일하면서 30여 건의 미국 특허를 획득했고, 2010년에는 MIT 테크놀로지 리뷰 선정 ‘35세 미만 혁신가’에 포함됐다, 그는 2016년 스타트업인 메그비에 수석 개발자로 합류해 모바일 기기에서 효율적으로 작동하는 뉴럴 네트워크 ‘셔플넷’ 등의 개발을 주도했다. AI 분야에서 중국 최고의 메그비가 기업공개(IPO)를 성공적으로 치렀던 이유도 쑨 개발자의 ‘명성’ 때문이었다는 견해가 많다.
그러나 쑨 개발자의 사망으로 현재 어려움을 겪고 있는 메그비의 상황이 더 악화될 것이라고 디이차이징 등은 전했다. 이 회사는 미국 정부가 신장(新疆) 위구르족 인권 문제와 관련해 제재를 가한 후 어려움에 봉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메그비는 2019년에는 미국 기업과 거래가 제한되는 미 상무부 블랙리스트에 올랐고, 지난해 12월에는 미국 투자자들의 투자가 금지되는 재무부 블랙리스트에 포함됐다. 미국은 메그비 등 일련의 중국 기업들이 안면 인식, 영상 분석 등 AI 기술을 통해 군중 속에서 ‘요주의 대상’ 위구르족을 식별해내 중국의 감시사회 강화에 기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메그비는 지난해 상반기 투자설명서에서 순적자가 18억5800만 위안(약 3560억 원)이라고 밝혔다. SCMP는 "쑨젠의 메그비 재직 기간은 격동의 시기였다"며 "그의 사망 소식은 메그비가 미국의 제재로 홍콩 상장에 실패한 후 상하이 증시 상장을 추진하기 시작한 직후 전해졌다"고 설명했다.베이징=박준우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