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거래 가격이 1주일 새 30% 가까이 폭락한 가운데 15일 오전 서울 서초구 한 가상화폐 거래소 객장에서 고객이 시세판을 보고 있다. 김호웅 기자
미국의 가상화폐 담보대출 서비스 업체 ‘셀시우스 네트워크’의 인출 정지 사태가 주요국 긴축 상황과 맞물리면서 국내 가상화폐시장도 크게 요동치고 있다. 일부에서는 비트코인 가격이 2만 달러(약 2600만 원) 선까지 내려앉을 수 있다는 비관적 전망도 나오고 있다.
15일 오전 10시 기준 국내 가상화폐거래소에서 비트코인은 2850만 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전일 대비 3%가량 하락한 수준으로, 비트코인 가격이 3000만 원 이하로 내려간 것은 1년 6개월여 만이다. 시가총액 2위인 이더리움도 전날보다 1.5% 정도 내린 155만 원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주요 가상화폐가 일제히 하락세를 보이는 것은 지난 12일(현지시간) 셀시우스가 모든 계좌의 인출을 중단한다고 밝히면서부터다. 셀시우스는 뱅크런(대규모 예금 인출) 사태가 발생하자 인출을 당분간 중단한다고 밝혔는데, 업계에서는 이로 인해 동결된 자금이 약 10조3000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최근 경기 상황과 각종 코인 관련 사건들이 맞물리면서 비트코인 가격이 2만 달러 선까지 떨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비트뱅크 애널리스트인 유야 하세가와는 “코인 가격이 2만4000달러까지 밀리거나, 심리적 지지선에 해당하는 2만 달러까지 떨어질 수 있다”며 “셀시우스 뱅크런 사태도 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더 거시적인 요인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가상화폐 애널리스트 렉트 캐피털은 “비트코인이 약세장에서 20개월 평균 52% 밀리던 경향을 고려할 때 1만9000달러까지도 떨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가격 폭락에 따른 피해는 시장에 조기 진입한 개인 투자자들에게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월 가상화폐거래소 후오비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70%가 지난 12개월 사이 가상화폐 투자를 시작했다고 답했다.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해 11월 7만 달러에 근접하면서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지만 이후 세계 인플레이션 우려와 미국 기준금리 인상 등으로 큰 타격을 받았다. 여기에 한국산 코인 테라USD(UST)·루나 폭락 사태까지 더해지면서 현재는 가격이 고점 대비 3분의 2 이상 빠진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