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진권 자유인포럼 대표 前 한국재정학회장

추경호 경제부총리가 경제 복합위기를 얘기했다. 지금까진 경제에서 ‘복합위기’란 용어는 없었고, 부분적 경제위기에 대한 경종만 울렸다. ‘복합위기’란 용어가 국민에게 경제위기에 대한 마음 준비를 하게 해 줄 수 있을지 모르겠다. 윤석열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한 염려와 바람이 어느 때보다 높다.

현 상황에서 경제위기가 복합적인 것은 확실하다. 복합적이란 국내외 경제 환경이 모두 위기란 의미다. 우리와 관계없이 일어나는 국외 경제 불안 중 가장 큰 것은 역시 미국발(發)이다. 미국의 전년 동월 대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8.6%로 41년 만에 최고다. 미국의 기준금리는 폭등하는 수준으로 정책 대응할 수밖에 없으며, 결국 전 세계 금융 환경을 완전히 바꾸게 된다.

정권은 5년마다 바뀌지만, 경제는 연속해서 흘러간다. 지난 문재인 정부의 기본 철학은 큰 정부였다. 민간 영역은 정의라는 이름으로 규제하고, 공공부문은 공평이란 이름으로 키운 정부다. 문 정부의 가장 큰 실책은 국가 장래를 생각하지 않은 경제정책이었고, 임기 내 착한 정부라는 이미지를 유지하기 위해 복지·노동 등 모든 정책을 폈다는 점이다. 윤 정부로선 뒤처리해야 할 문 정부 흔적이 곳곳에 남아 있다.

윤 정부는 국외 경제 어려움에 더해 국내 경제정책도 추진할 수 있는 선택지가 제한돼 있다. 그래서 복합적인 위기다. 새 정부가 다른 철학을 바탕으로 계속 깃발을 들고 나갈 수 있다면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다. 그러나 정권이 바뀌면, 정치는 분절 가능하지만 경제는 그렇지 않다. 지난 정부의 잘못된 경제정책으로 인한 부작용을 고스란히 뒤집어쓰면서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을 구축해야 하는 어려움이 동시에 있다.

윤 대통령도 인지하듯이, 경제 전반을 뒤흔들어 놓는 지표가 인플레이션이다.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가 전년 대비 5.4%로 거의 14년 만에 최고치다. 이미 충격의 도미노 경제 현상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 인플레이션은 금리 인상으로 가고, 가계부채는 국민의 경제생활을 흔들 것이다. 이미 저질러 놓은 포퓰리즘 복지정책으로 현금 지출은 끝없이 증가함에 따라 재정적자도 어쩔 수 없다.

문 정부의 공기업을 통한 정부 지출에 따른 부작용도 서서히 나타날 것이다. 문 정부의 대표적인 지하정부 행위로 한국전력을 들 수 있다. 한전은 올해에만 23조 원 영업손실을 예상한다. 원가와 무관한 정부의 팔 비틀기 가격정책으로 이미 파산 상태다. 전기 요금 인상은 당연한 정책 절차다. 또한, 문 정부의 노동 편향적 정책으로 인해 노조 파업의 강도는 더 높아질 것이다.

윤 정부는 어려운 시기에 정권을 잡았고, 지난 문 정부와는 반대로 가야 하는 운 없는 정부다. 그러나 위대한 정치인은 위기 때 탄생한다. 다행히, 복합적 경제위기 환경에서도 자유주의 측면에서 정통 정책 방향인 ‘규제개혁’을 제시했다. 공공부문은 본질적으로 그들만의 논리로 민간을 통제하는 것이 옳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 이런 문제점을 직시하고 규제개혁에 정책을 집중하는 건 옳다. 규제개혁의 철학과 실행할 정책 수단으로 하나씩 풀어나가면, 복합적 경제위기를 최소화할 수 있다. 윤 정부의 경제정책 지도자들이 경제의 본질을 잘 이해하고 있는 인물들이란 게 안심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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