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美 Fed ‘자이언트 스텝’

英, 0.25%P 전망… 5회 연속 ↑
ECB, 긴급정책회의… 내달 인상


워싱턴 = 김남석 특파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15일(현지시간) 물가상승 억제를 위해 28년 만에 최대폭인 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카드를 꺼내 든 데 이어 영국중앙은행(BOE)도 16일 금리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전 세계 중앙은행들이 고강도 통화 긴축에 착수했다. Fed의 ‘자이언트 스텝’(0.75%포인트 인상) 직후 긴급정책회의를 소집한 유럽중앙은행(ECB)도 오는 7월 11년 만의 기준금리 인상을 예고한 상태다.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앞다퉈 금리 인상에 나서는 것은 끝없이 치솟는 물가를 잡기 위해서지만 자칫 경기침체로 이어질 수 있어 시장의 공포감이 계속 커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이날 Fed에 이어 16일에는 BOE가 금리인상을 단행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BOE가 5번째 금리인상을 결정하면서 기준금리를 현재 1.0%에서 1.25%로 0.25%포인트 올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영국 금융당국이 에너지·식량 등 최근 물가상승에 대응하면서도 악화한 경제 상황을 경기침체로까지 몰아넣지 않기 위해 제한된 금리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5월에 이어 ‘빅 스텝’(0.5%포인트 인상)을 밟을 것으로 예상했던 Fed가 사실상 물가와 전면전을 선언하며 자이언트 스텝으로 선회한 만큼 BOE 역시 보폭을 더 키울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Fed와 같은 날 통화정책회의를 개최한 브라질중앙은행은 기준금리를 12.75%에서 13.25%로 0.5%포인트 올렸다. 지난해 3월 이후 11차례 연속 금리인상으로 현재 브라질의 기준금리는 2016년 말 이후 5년6개월여 만에 최고 수준이다.

ECB는 이날 Fed의 금리인상 직후 일정에 없던 긴급정책회의를 열고 채무 불안에 시달리는 시장 달래기에 나섰다. ECB는 성명을 통해 “정책 정상화가 2021년 12월 시작돼 점진적으로 진행되는 과정에 있다”며 “다시 기승을 부리는 분열 리스크에 대응할 것을 약속한다”고 밝혔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회원국별로 국채수익률(금리)이 천차만별인 상황에서 이탈리아 등 상대적으로 취약한 회원국의 자금조달비용이 지나치게 높아지는 것을 막겠다는 뜻이다. ECB는 지난주 통화정책회의에서 물가급등에 대응하기 위해 오는 7월 11년 만에 기준금리를 인상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밖에 스위스와 대만의 중앙은행이 오는 16일 금리 인상 여부를 결정하고, 17일에는 일본은행(BOJ)이 통화정책회의를 연다. BOJ는 현재까지는 일본 경제가 여전히 코로나19에서 회복 중이고 최근 물가상승은 주로 에너지가격 상승 같은 일회성 요인에 의한 것인 만큼 경기부양을 위한 완화적 통화정책이 더 필요하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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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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