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GA, 내년 출전금지 언급
DP월드투어는 징계 미온적


세계 남자골프계가 실리와 명분을 두고 치열한 손익계산을 하고 있다.

남자골프 메이저대회 US오픈을 주관하는 미국골프협회(USGA)는 올해 대회에 LIV골프인비테이셔널(LIV) 참가 선수의 출전을 허용해 논란이 됐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가 LIV 출전 선수에게 무기한 출전 정지라는 중징계를 예고한 가운데 USGA가 반대의 노선을 선택했다는 우려가 쏟아졌다. 하지만 USGA는 “개막에 임박해 출전 기준을 바꾸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USGA는 빠르게 혼란을 수습했다. 마이크 완 USGA CEO가 16일 오전(한국시간) 열린 기자회견에서 향후 LIV 출전 선수의 US오픈 출전 가능성이 작아질 것이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그렇다”고 답한 것. LIV 출전 선수의 US오픈 참가가 당장 내년부터 금지될 가능성이 커졌다. 브리티시오픈(디오픈)을 주관하는 로열앤드에이션트골프클럽(R&A)도 LIV 참가 선수의 출전을 허용하지 않을 방침이다. 메이저대회 출전이 막히게 되면 사실상 LIV 참가 선수들은 거액의 초청료나 상금 외엔 명분을 얻을 수 없는 상황에 놓인다.

하지만 현실적인 고민에 빠진 단체도 있다. PGA투어의 동반자였던 DP월드투어(옛 유러피언투어)다. DP월드투어는 지난 2020년 11월 PGA투어와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 PGA투어가 DP월드투어의 중계방송을 제작하고 전 세계에 배급하는 회사의 지분 일부를 매입하는 방식으로 손을 잡았다. 이들의 제휴는 출범을 준비했던 LIV의 위협에 대항하는 의미도 있었다. 하지만 LIV 개막전 이후 두 단체의 입장 차가 불거졌다. PGA투어가 즉각적인 징계 방침을 내놓은 것과 달리 DP월드투어는 미온적인 태도다. 키스 펠리 DP월드투어 CEO는 “PGA투어와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지만 우리는 다른 조직이며, 규정 역시 다르다”고 설명했다.

DP월드투어가 LIV 참가 선수의 징계 여부를 미루는 이유는 현실적인 어려움 때문이다. 막대한 후원금을 받아 이름까지 바꿔야 했을 정도로 재정적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LIV를 후원하는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의 유혹은 너무나 막강하다.

더욱이 LIV로 간판선수들이 합류하게 되면 DP월드투어가 받는 타격이 PGA투어보다 더 크다는 점을 무시할 수 없다. 익명의 DP월드투어 소속 선수는 미국 매체 골프다이제스트에 “펠리 CEO가 유명 선수를 뺏길 걱정을 하는 대회 스폰서에게 많은 압박을 받는 듯하다”고 우려했다.

DP월드투어의 선택이 향후 남자골프계의 판세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오해원 기자 ohwwho@munhwa.com
오해원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