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美 Fed ‘자이언트 스텝 - ‘인플레와의 전쟁’ 선포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15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28년 만에 ‘자이언트 스텝’ 기준금리 인상을 결정한 직후 기자회견에서 금리 인상 배경과 향후 경제 전망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AFP 연합뉴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15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28년 만에 ‘자이언트 스텝’ 기준금리 인상을 결정한 직후 기자회견에서 금리 인상 배경과 향후 경제 전망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AFP 연합뉴스

경기둔화 감내… 경착륙 시사도
연말 기준금리 3.25~3.5% 예상

성장률 전망 1.7%로 대폭 하향
물가 5.2% · 실업 3.7%로 상향

파월 “집 살 젊은이들 재고 필요”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15일(현지시간) 28년 만에 기준금리를 한 번에 0.75%포인트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에 나서며 ‘물가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특히 제롬 파월 Fed 의장은 기준금리 인상의 부작용으로 지적되는 일부 경기 둔화는 감내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밝히며 경착륙 가능성을 시사했다. 심지어 지금 주택 구매를 고려하는 사람이라면 ‘재고(Bit of a reset)’할 필요가 있다는 발언까지 했다. 특히 Fed는 연말까지 기준금리를 현재보다 1.75%포인트 높은 3.25∼3.5%로 예상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파월 의장은 이날 “Fed는 물가를 잡기 위한 수단과 결의가 있다”는 발언으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후 기자회견을 시작했다. 특히 파월 의장은 우크라이나 사태와 코로나19로 인한 공급 충격은 Fed가 해결할 수 없는 요인이라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공급을 늘릴 수 없다면 수요를 줄여 물가를 잡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파월 의장은 “Fed의 금리 인상은 돈을 빌리거나 소비하는 비용을 늘려 수요를 진정시키는 것이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기준금리 인상이 수요를 줄여 물가를 잡을 수 있다는 의미다.

파월 의장은 물가를 낮추기 위한 통화정책을 펴나가는 과정에서 일부 고통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경고도 내놨다. 그는 “Fed는 경제적인 고통 없이 물가를 낮추는 연착륙을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지만, 물가가 급격하게 상승하는 한 이 같은 목적을 달성하는 것은 더욱 힘들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파월 의장은 “Fed가 저지를 수 있는 가장 큰 실수는 물가 안정에 실패하는 것”이라고 언급, 경기 둔화 여부보다는 물가 안정의 우위를 명확히 했다.

특히 파월 의장은 이날 이례적으로 부동산 시장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주택 시장 전망’ 질문에 “집을 사려고 하는 젊은이라면 재고가 필요하다”면서 “우리는 인플레이션이 낮아지고,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다시 낮아지는 곳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높은 주택담보대출 금리와 경기 둔화로 인한 자산 가격 하락 우려가 제기되는 현시점을 고려해야 한다는 말이다. 파월 의장이 가파른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일정 부분 경기 둔화를 예상하고 있다는 발언으로 해석된다.

실제 Fed가 이날 새로 내놓은 올해 미국의 주요 경제 지표는 암울하다. 지난 3월 Fed가 예상했던 올해 미국 경제성장률은 2.8%였으나 Fed는 이를 1.7%로 대폭 낮췄다. 반면 물가 상승률은 3월 4.3%에서 5.2%로 높였다. 실업률도 3.5%에서 3.7%로 올려 잡았다.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을 시사함과 동시에, 물가를 잡기 위해 고용악화 및 둔화를 어느 정도 감수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Fed의 돈줄 죄기는 올해 내내 이어질 전망이다. FOMC 위원들의 향후 기준금리전망을 보여주는 점도표에 따르면 위원 18명 중 8명이 올 연말 기준금리를 3.25∼3.5%로 전망했다. 점도표대로라면 6월 0.75%포인트에 이어 7월에도 0.75%포인트 올리고, 9월에 0.5%포인트, 11월과 12월에는 각각 0.25%포인트 올린다는 시나리오가 가능하다. 앞서 미 경제매체 CNBC도 이 같은 시나리오를 제시한 바 있다.

임정환 기자 yom724@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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