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각 “미스터리로 남을 수도”

대법원이 지난해 2월 경북 구미시의 한 다세대주택에서 숨진 채 발견된 3살 여자아이의 외할머니로 알려졌다가 수사 결과 친모로 들통난 석모(49) 씨 사건에 대해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했다. 수사기관에선 “석 씨가 친자식과 손녀딸을 바꿔치기했다”며 손녀딸에 대한 미성년자 약취 혐의를 적용했지만 대법원은 “의문점이 많다”고 판단했다.

대법원 2부(주심 대법관 이동원)는 16일 사체은닉 미수와 미성년자 약취 혐의로 기소된 석 씨의 상고심에서 징역 8년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깨고 사건을 대구지법에 돌려보냈다. 석 씨는 지난해 3월 구미의 한 빌라에서 자신의 딸 김모(23) 씨가 양육해 온 3살 아이가 숨진 것을 발견했다고 경찰에 신고했는데, 당시 유전자(DNA) 검사 결과 석 씨가 숨진 아이의 친모일 확률이 99.9999%로 나왔다. 피해 아동은 2020년 8월 초 김 씨가 이사한 뒤 빈집에 방치해 숨졌고, 지난해 2월 시신으로 발견됐다. 검찰은 이 사건에서 직접 증거는 없었지만 네 차례의 DNA 검사 결과와 석 씨가 딸과 비슷한 시기 출산한 정황이 짙은 점, 산부인과에서 김 씨의 아이 오른쪽 발목에 있던 식별 띠가 분리된 점 등을 근거로 석 씨가 아이를 바꿔치기했다고 봤다. 1·2심도 “석 씨가 자신이 낳은 여아와 친딸이 낳은 딸을 바꿔치기했다는 점이 인정된다”고 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석 씨가 피해 아이의 친모란 점은 인정했지만 공소 사실에서 특정된 ‘2018년 3월 31일∼4월 1일 사이 아이를 바꿔치기했다’는 점에 대해 인정하지 않았다. 대법원은 “증거로 제출된 아이 사진을 보면, 출생 무렵부터 퇴원까지 생김새에 별다른 차이를 찾기 어렵다”며 “(해당 병원) 간호사들도 ‘영아들의 식별 띠가 분리되는 경우가 가끔 있다’고 진술하고 있다”고 했다. 석 씨의 범행동기에 대해선 “외도를 했더라도 몰래 출산하기 위한 동기는 될 수 있지만 아이를 유기할 동기로는 충분히 설명되지 않는다”고 했다. 한 변호사는 “검찰이 보다 명확한 범죄 증거를 찾지 못하면 이 사건은 미스터리로 남게 될 것”이라고 했다.

김규태 기자 kgt90@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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