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청 살림과 전 세계 구호 활동 등에 쓰이는 ‘베드로 성금’이 코로나19 영향으로 지난해 200억 원이 넘는 적자를 기록했다.
교황청이 16일(현지시간)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베드로 성금 모금액은 총 4690만 유로(약 630억5517만 원)였지만, 지출은 6350만 유로(약 853억7321만 원)로 집계됐다. 전체 지출의 85%인 5550만 유로는 교황청 부서와 전 세계 주재 대사관 운영비, 지역 교회 지원 등에 사용됐다. 나머지는 아프리카와 아시아 국가 아동·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 자연재해와 분쟁지역 피해 주민 지원 등에 쓰였다. 베드로 성금 적자는 바티칸 박물관 입장료 등 다른 수익을 채워진다고 외신은 전했다.
지난해 베드로 성금 모금액은 2020년 대비 6.3% 증가했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던 2020년 모금액이 평년 대비 급감한 점을 고려하면 여전히 저조한 수준이다. 2020년 모금액은 2019년 대비 18%, 2015∼2019년 평균보다는 23% 각각 감소했다.
교황청 재정 관리를 담당하는 후안 안토니오 게레로 신부는 지난해 모금 부진 이유로 코로나19 영향을 꼽았다. 다만 일각에서는 2020년 교황청의 영국 부동산 투자 비리 의혹이 불거진 뒤 신자들의 신뢰를 잃었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교황청은 2014∼2018년 3억5000만 유로를 투자해 런던의 고급 부동산을 사들였지만, 2억 유로 이상의 손실을 떠안고 최근 매각했다.
베드로 성금 사용 내역은 2020년 말 프란치스코 교황이 성금 관리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목적으로 발표한 교령에 따라 이번에 처음으로 세세하게 공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