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 과반 “침체 빠졌다” 여론조사 응답 FOMC 하루 만에 폭락한 뉴욕증시도 ‘패닉’ 금융·주식이어 부동산도 ‘경색’ 위기감 바이든 “경기침체 불가피한 일 아니다” 진화
16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산타모니카의 팰리세이드공원에서 한 노숙자가 담요를 뒤집어쓰고 잠을 자고 있다. 연합뉴스·로이터
‘강력한 긴축 정책’을 예고한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자이언트 스텝’ 금리 인상 전후 미국에서 침체의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공급망 위기와 물가 급등 뿐만 아니라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풀었던 유동성을 회수하는 길목에서 경제 충격이 불가피하다는 위기감이 미국인들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17일 외신에 따르면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와 여론조사기관 유고브가 지난 11∼14일(현지시간) 미국 성인 1500명을 상대로 조사(오차범위 ±3.1%포인트)해 16일 공개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56%가 ‘미국이 현재 경기침체에 빠져 있다’고 답했다. 나머지 응답자의 22%는 ‘그렇지 않다’고 답했으며 또 다른 22%는 ‘확신하지 못한다’고 답했다.
지난 15일 Fed가 27년 7개월만에 ‘0.75% 포인트 금리 인상’이란 초강수를 둔 것이 미국 내 물가 상승률이 그만큼 위험 수위에 있다는 방증으로 해석된 것이다. 특히 제롬 파월 Fed 의장이 향후 지속적인 금리 인상을 예고하면서 통화량 긴축이란 경고등까지 켜진 상태다. 통화량 회수를 통해 물가를 안정시키겠다는 조치이지만, 금리가 급격히 오르면서 경기침체 등의 부작용도 우려될 수밖에 없다.
이번 금리 인상 후 미 뉴욕 증시도 패닉 상태다. 16일(현지시간) 다우존스30산업지수는 전거래일보다 741.46포인트(2.42%) 하락한 2만9927.07로 마감했다. 다우 지수 3만 선이 붕괴된 것은 코로나19가 한창이던 작년 1월 이후 1년 5개월만이다. 또 다른 주요 지수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123.22(3.25%) 급락한 3666.77에 거래를 종료했으며,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453.06(4.08%) 폭락한 10.646.10에 각각 장을 마감했다. 나스닥 지수는 지난 2020년 9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이다. 미국 뿐만 아니라 영국 등 유럽 주요 중앙은행들도 금리 인상을 단행하자 투자자들은 글로벌 긴축이 도래할 것으로 예상하고 안전자산 확보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16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산타모니아의 한 상가건물에 임차인 모집 알림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로이터
코로나19로 인해 활황을 띠던 미국 부동산도 경색 분위기가 나타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6일 주택담보대출업체인 프레디 맥을 인용해 미국 30년 만기 모기지 고정금리가 5.78%를 기록해 지난 2008년 1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지난주 모기지 평균 금리(5.23%)에서 한 주 만에 0.55%포인트 급등한 수치다. WSJ은 이 같은 주간 상승폭은 “1987년 이후 최대”라고 덧붙였다. 이같은 모기지 금리 급등은 미국 주택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파월 Fed 의장은 이번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종료 후 기자회견에서 주택 구입을 고려하는 미국인들을 향해 “수요와 공급이 재조정될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나을 것”이라는 경고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이처럼 경기 침체의 그림자가 짙어지자 조 바이든 대통령은 진화에 나서는 모양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집무실에서 AP통신과 한 인터뷰에서 경기 침체 우려에 관해 “우선 경기침체가 불가피한 일은 아니다”라며 “둘째, 우리는 세계 어느 나라보다도 인플레이션을 극복할 강력한 위치에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2년이 넘은 전염병 대유행, 경제의 가변성, 치솟는 원유 가격 등과 관련해 “사람들이 정말로 우울한 상태”라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