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말, 뭘 해야할지 모르시겠다고요? 이 배우 정주행해보는 건 어떨까요? 문화일보 박세희 기자의 ‘사심’ 가득 담은 이번 주 추천. ‘구씨’와 ‘강해상’으로 많은 여성들의 마음을 훔친 손석구 씨입니다. ‘추앙’, ‘구씨앓이’ 신드롬을 일으킨 ‘나의 해방일지’와 누적 관객 1000만 명을 뛰어넘은 ‘범죄도시2’ 이야기는 안 하겠습니다. 이미 많이들 보셨죠? 이 둘을 모두 본 후 손석구 배우의 팬이 되지 않은 분은 없으리라 생각됩니다. 구씨를 추앙했고 강해상의 섹시함(극중 범죄자에게 이런 감정을 느껴도 되는지는 모르겠지만)에 빠져 다른 손석구 배우의 작품을 찾고 계신 분이라면 ‘멜로가 체질’과 ‘연애 빠진 로맨스’를 추천합니다. 두 작품 모두 최근 유튜브나 인스타그램 등에 손석구 배우의 부분만 편집된 영상이 넘쳐나는데요, 두 작품 모두 ‘정주행’할 가치가 충분한 작품들입니다.
◆‘멜로가 체질’의 상수 먼저 ‘멜로가 체질’. 이병헌 감독의 첫 드라마 도전작이었죠. 비록 시청률은 1%대였지만 이 감독 특유의 유머와 팍팍하게 살아가는 30대 여성들의 이야기가 잘 어우러져 마니아층의 열렬한 지지를 받은 작품입니다. 매 회마다 가슴에 꽂히는 대사가 넘쳐나기에 몇 번씩 ‘다시 보기’에도 좋은 콘텐츠입니다. ‘멜로가 체질’의 주인공은 대학에서 만나 어느덧 ‘서른’이 된 세 명의 여자 친구들입니다. 드라마 작가 임진주(천우희 분)와 다큐멘터리 감독 이은정(전여빈 분), 드라마마케팅 팀장 황한주(한지은 분). 임진주와 러브 라인을 그리는 스타PD 손범수 역을 맡은 배우 안재홍 씨의 매력도 이 드라마에서 빛이 났죠. 하지만 오늘의 주인공은 손석구 배우. 언제 나오냐고요? 사실 조금 뒤에 나옵니다. 10회에 손석구 배우가 처음 등장하는데요. 은정(전여빈 분)은 배우 이소민(이주빈 분)의 다큐멘터리 촬영을 위해 광고촬영 현장을 찾습니다. 이 곳에서 주변 스태프들에게 막말과 욕설을 퍼붓는 감독 ‘상수’를 만나 시원한 ‘욕 배틀’을 벌이는데요. 바로 이 ‘상수’ 역을 맡은 게 손석구 배우입니다. 이후 은정과 상수가 만나게 되는 곳은 보육원. 상수는 사실 버는 족족 기부해온 ‘기부천사’였어요. 생활비가 없어 보육원에서 밥을 얻어 먹습니다. 봉사를 한 뒤 두 사람이 벤치에 앉아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나누는 대화 장면은 몇 분 안 되지만 손석구 배우의 ‘묘한’ 매력이 넘치는 장면입니다.
“무슨 사연 있어요? 아리고도 먹먹한 종류의 지난 사연”(은정) “사연이 있지. 나는 모자라지도 넘치지도 않는 중산층 가정에서 태어나서 공부 열심히 해서 대학 가고 성공했어.”(상수) “아리고 먹먹해 그게?”(은정) “그렇지. 여기 애들 사연 한번 늘어놔 볼까? 내 사연이 이것뿐인 게 얼마나 아리고 먹먹한 건지 알아? 애들 괴롭히는 어른 새끼들 싹 다 잡아다 갈아마셔야 해.”(상수) “안아줄까요?”(상수) “당신이 날 왜 안아”(은정) “힘드니까”(상수) “내가 힘들다 그랬어? 그리고 내가 힘든데 당신이 날 왜 안아?”(은정) “안으면... 포근해”(상수)
은정과 상수는 함께 소주잔을 기울일 정도로 친밀해집니다. 상수는 은정의 아픔을 이해해주죠. 영화 카사블랑카의 명대사 “당신의 눈동자에 건배”를 읊는 그의 모습은 감미롭습니다. 그러곤 진짜 은정의 ‘눈두덩이’에 소주잔을 갖다대는 상수. 이 독특한 매력의 연기할 수 있는 배우는 손석구 배우밖에 없지 않을까요?
◆‘연애빠진 로맨스’의 박우리 ‘연애빠진 로맨스’는 달달하면서도 독특한 손석구 배우의 매력을 십분 살린 영화입니다. 또 다른 ‘사막여우 상’의 배우 전종서 씨와 호흡을 맞췄죠. 줄거리는 단순합니다. 일도 연애도 마음대로 되지 않는 스물아홉 ‘함자영’(전종서 분)과 서른셋 ‘박우리’(손석구 분)가 데이팅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만나 ‘연애빠진 로맨스’를 즐기는 내용이죠. 이름에서 뭔가 연상이 되셨나요? 이들이 사용하는 데이팅앱은 사실 ‘원나잇’ 용입니다. 한 잡지사에 다니는 ‘우리’. ‘우리’는 회사의 한 선배를 짝사랑하는데요, 함께 밤을 보낸 다음날 그녀는 “어제는 많이 고마웠어. 나 다음 달에 약혼해. 남자친구랑”이라고 말하죠. 그 이후로도 그녀는 ‘우리’를 몇 번 더 불러냅니다. 자영도 연애에 많이 지친 상태입니다. “인생 피곤하게 사는 법 알려줄까? 연애질하면 돼. 행복하게 사는 법 알려줄까? 연애 안 하면 돼”
‘연애’에 지친 둘이 만난 첫날, 우리는 자영에게 왜 자신을 골랐는지 묻고 자영은 “그냥, 제일 성병 안 걸리게 생겼던데?”라고 답합니다. 사실 그렇게 깊이 있고 철학적인 영화는 아닙니다. ‘연애’를 포기한, 연애하지 않는 우리 젊은이들의 상황을 굳이 사회적으로 짚어보려는 시도도 없습니다. 이 영화를 매력적으로 만드는 건 손석구 배우와 전종서 배우의 합입니다. 두 배우의 연기는 모두 ‘전형적이지 않은’ 매력을 갖고 있습니다. 이런 둘이 만나 발생하는 케미는 그 자체로 영화의 매력이 됩니다. 이들이 한층 친밀해지는 술자리에서 두 배우가 주고받는 대사는 ‘말맛’이 넘칩니다.
자, 이번 주말 추천작 ‘멜로가 체질’과 ‘연애빠진 로맨스’였습니다. 이 밖에 손석구 배우는 ‘60일 지정생존자’에선 지적인 매력을, ‘최고의 이혼’에서는 조금 더 스윗한 매력을 뽐내니 참고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