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항마 비명계 중진도 李 입에 촉각, 출마 여부 따라 ‘맞춤 대응’ 시사
침묵 행보 둘러싼 ‘계파 갈등 2라운드’ 불씨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의원이 지난 7일 국회 의원회관으로 첫 등원을 하며 의원실 앞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의원이 지난 7일 국회 의원회관으로 첫 등원을 하며 의원실 앞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오는 8월 예정된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유력 주자인 이재명 의원의 ‘로키’(low-key·절제된) 행보가 길어지면서 당권 도전과 관련한 명확한 입장 정리를 촉구하는 당내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잇단 선거 패인으로 ‘이재명 책임론’이 부상하며 불출마 요구가 봇물 터지듯 쏟아지고 있지만, 정작 당사자인 이 의원이 침묵을 고수하면서 차기 당권 대진표가 좀처럼 드러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18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 내에선 이 의원이 전대 출마 여부와 관련해 조속히 공개적인 입장을 내놓아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한 초선 의원은 “대선·지선 연패 책임의 중심에 있는 이 의원이 집단 견제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섣부른 입장 표명이 어려울 수는 있다”면서도 “이재명 책임론으로 첨예하게 드러난 계파 갈등을 강 건너 불구경하는 듯한 태도는 본인에게도 마이너스일 수 있다. 이제는 출마든 불출마든 노선을 확실히 정할 때”라고 말했다.

비명(비이재명)계 당권 주자로 거론되는 중진 의원들도 이 의원의 입을 주목하고 있다. 당내 97그룹(90년대 학번·70년대생) 등 세대교체론이 급부상한 가운데, 이들은 이 의원의 출마 여부에 따라 ‘맞춤 대응’을 하겠다며 눈치 보기에 들어간 양상이다. 이에 대해 친명(친이재명)계 의원들은 “이재명이 안 나오면 친문 전해철, 홍영표도 안 나온다는데 그게 무슨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면서 “친문이 고분고분 말 잘 듣는 초·재선을 당 대표로 세우겠다는 것”이라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이 의원의 공개 입장 표명을 놓고 ‘계파 내홍 2라운드’에 돌입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6·1 지방선거와 동시에 치러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인천 계양을에 출마해 당선된 이 의원은 지난 7일 국회 첫 출근 이후 당권 도전 관련 언급을 꺼리고 있어 당분간 매치업 윤곽은 오리무중 상태를 지속할 것으로 관측된다. 그는 당시에도 “시간이 많이 남아 있어 깊이 생각해보지 않았다”며 말을 아꼈다. 이 의원은 대신 페이스북을 통해 자신을 둘러싼 대장동 수사와 관련, “사법살인 기도를 중단하라”거나 북한의 방사포 도발이 있었던 날 윤석열 대통령 부부가 영화 관람을 한 것에 대해 “좀 더 엄중하게 안보 대응을 해 달라”고 촉구하는 등 ‘정부 때리기’에 집중하고 있다. 이 때문에 선거 패배에 대한 책임론을 물타기‘하는 동시에 자신과 윤석열 정부의 싸움으로 구도를 몰아가면서 당권 도전에 유리한 상황을 만들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김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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