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중요한 관심사가 과거에 있는데 어떻게 미래를 내다보고 필요한 일에 노력을 쏟을 수 있겠나” “문재인 정부 지금과 비슷한 얘기 해…역사는 반복되는지, 안타까운 심정”
금태섭 전 의원. 문화일보 자료사진
금태섭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0일 “스스로 정치보복 한다고 생각하는 집권세력은 없다”며 “쉽게 쌓아 올린 지지율은 모래성처럼 무너져내린다”고 밝혔다.
금 전 의원은 이날 오전 페이스북에 ‘2년 후에 봅시다’라는 글을 올려 “과거를 바라보고 하는 정치의 가장 큰 문제는 현실적인 성과와 상관이 없다는 점”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새로 들어선 정부가 가장 쉽게 지지율을 올릴 수 있는 수단은 과거 정권의 잘못에 대한 단죄”라며 “지지자들이 좋아하고, 아이템을 잘 선정하면 야당 지지자도 반박하기 어려워한다. 그러다 보니 정권이 바뀔 때마다 매번 ‘적폐청산’이 벌어진다”고 짚었다.
금 전 의원은 “그러나 모든 일에는 반작용이 있는 법”이라며 “가장 중요한 관심사가 과거에 있는데 어떻게 미래를 내다보고 필요한 일에 노력을 쏟을 수 있겠나”라고 지적했다. 이어 “기세 좋게 출발한 정부가 2년쯤 지난 후에 해놓은 일이 없다는 것을 깨달으면서 당황하고, 집권 3년차, 4년차가 되면 무리하게 레거시 쇼핑에 나서게 되는 이유가 거기에 있다”고 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 초기 적폐청산에 몰두한 청와대, 민주당 사람들에게 ‘뭔가 일을 할 수 있는 힘이 있는 건 정권 초 2년 정도인데, 그 시기를 박근혜 정권, MB(이명박) 정권 수사하면서 보내면 정작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언제 하는가’라고 수도 없이 얘기했지만 돌아온 대답은 ‘그럼 명백한 불법을 덮자는 말인가’였다”고 돌아봤다. 이어 “그 결말은 다들 알고 있는 대로, ‘문재인 정부는 해놓은 일이 하나도 없다’는 평가”라고 했다.
금 전 의원은 “TV에 나가서 윤석열 정부에 대해서 비슷한 염려를 했는데 2000개가 넘는 댓글 대부분이 욕”이라며 “아마도 윤석열 정부를 좋아하시는 지지자들이 단 댓글일텐데 주된 논조는 ‘왜 문재인 편들어 주느냐’라는 거”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문 정부 초기에 충고할 때 박근혜 정권이나 MB정권 편들려고 했던 것이 아니고, 당연히 새 정부가 할 일을 하고 좋은 평가를 받으라는 마음이었다. 지금도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금 전 의원은 “윤 정부나 지지자는 지금 하는 일은 문재인 정부의 적폐청산과 질적으로 다른, 정말 법에 어긋난 일만 골라서 바로잡은 작업이라고 여길지 모르지만 그건 어느 정권이나 마찬가지였다”면서 “진보정권이라는 문재인 정부에서 헌법과 형사소송법 원칙 같은 건 다 저버리고 상대편을 몰아붙일 때도 지금과 비슷한 얘기들을 했다”고 밝혔다. 그는 “역사는 반복되는지, 안타까운 심정”이라며 글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