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 시민들 30분 넘게 발 묶여

20일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의 출근길 지하철 시위로 열차 운행이 30분 가량 지연되면서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전장연이 사다리로 열차 출입문을 막자 경찰은 물리력을 투입해 강제 이동 조치에 나섰다.

전장연은 이날 오전 7시 30분 서울 종로구 지하철 4호선 혜화역에서 ‘제 30차 출근길 지하철 탑니다’ 시위를 진행했다. 이 단체는 지난 13일 2023년도 장애인 권리보장 예산 확보를 위해 정부 실무자와 면담을 요청하며 출근길 시위를 52일 만에 재개했다. 전장연은 “기재부로부터 답변이 오면 ‘출근길 지하철 탑니다’를 멈추겠다고 밝혔지만 지금까지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시위 재개 이유를 설명했다.

전장연은 혜화역에서 서울역 방향 지하철을 탑승한 뒤 8시 5분쯤 삼각지역에 도착해 열차 출입문에 사다리를 걸치는 방식으로 정차 시위를 벌였다. 열차 운행이 지연되자 경찰은 오전 8시 27분쯤 “열차 운행을 방해하는 행위는 시민 불편과 업무 방해죄로 처벌될 수 있는 불법행위”라며 경고방송을 했다. 이어 이동조치를 취했다. 경찰이 사다리를 걷어내려고 하자 전장연이 사다리를 빼고 탑승 시위를 하겠다며 이동해 충돌은 빚어지지 않았다. 이 시간 동안 시위가 벌어지는 열차를 뒤따라 운행 중이던 차량들은 플랫폼에 멈춰선 뒤 움직이지 못했다. 열차 내부에 “전장연 지하철 승하차 선전전으로 4호선 열차가 출발하지 못하고 있어 다른 대중교통을 이용해달라”는 안내 방송이 나오자 일부 시민들은 지하철에서 내려 역사 밖으로 뛰어나갔다. 이 단체는 오전 9시 5분 사당역에 도착해 또 한번 정차 시위를 벌였다. 시민들 사이에서는 “또 시작이냐”“출근하는 우리가 무슨 잘못이냐” 등 불만이 터져나왔다.

이날 시위로 통상 30분 가량 소요되는 혜화역→사당역 구간이 1시간 이상 소요됐다. 서울교통공사는 전장연의 시위로 회현역 기준 상행선 상행선(명동역 방향) 48분, 하행선(서울역 방향) 43분간 열차 운행이 지연됐다고 밝혔다.

전장연은 장애인권리예산에 대한 기획재정부의 답변이 없을 시 다음 주 또다시 ‘출근길 지하철 탑니다’ 시위를 벌이겠다는 방침이다.

김보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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