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의 나프탈리 베네트(왼쪽) 총리와 차기 임시 총리를 맡게 될 야이르 라피드 외교부 장관이 20일 예루살렘에 위치한 의회(크네세트)에서 연정 해체 결정을 발표하고 있다.  신화통신 연합뉴스
이스라엘의 나프탈리 베네트(왼쪽) 총리와 차기 임시 총리를 맡게 될 야이르 라피드 외교부 장관이 20일 예루살렘에 위치한 의회(크네세트)에서 연정 해체 결정을 발표하고 있다. 신화통신 연합뉴스


■ 8개 정당 연합 막내려

팔·정착촌 문제 충돌로 해체
10월 25일 총선… 3년간 5번째
이스라엘 정국 다시 ‘안갯속’

바이든, 이·사우디 순방 통해
‘고유가 해결’ 구상에도 차질


8개 정당으로 구성된 이스라엘 ‘무지개 연정’이 내홍 끝에 출범 1년을 앞두고 자진 해산하기로 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7월 중동 순방을 앞두고 이스라엘 정국이 안갯속으로 치달을 가능성이 커진 것으로, 고유가 상황 해결을 위해 이스라엘·사우디아라비아를 순차적으로 방문하려 했던 바이든 대통령의 구상에도 상당한 차질이 예상된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나프탈리 베네트 이스라엘 총리와 야이르 라피드 외교부 장관은 20일 공동성명을 통해 “내주 의회를 해산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6월 13일 출범 이후 팔레스타인, 요르단강 서안 정착촌, 종교 문제 등 사안마다 의견을 모으지 못하고 충돌한 끝에 해체를 결정한 것. 베네트 총리는 “연정 유지가 국익이라고 생각했기에 이를 지속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것을 했지만, 성공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스라엘 역사상 가장 야심 찼던 연정이 막을 내리게 됐다”고 평했다.

의회 해산안이 가결되면 라피드 장관이 임시 총리를 겸하게 된다. 총선을 통해 새 정부가 구성되기 전까지가 임기로, 원칙적으로는 오는 10월 25일이 총선일이다. 최근 3년 내 5번째 선거를 치르게 되는 셈이다. 내달 13~14일 이스라엘을 방문하는 바이든 대통령도 베네트 총리 대신 라피드 장관이 맞을 예정이다. 톰 나이즈 주이스라엘 미국대사는 “일정은 예정대로 진행될 것”이라고 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밝혔다.

이스라엘 국정이 ‘시계 제로’에 빠지면서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바이든 대통령의 중동 순방에도 차질이 예상된다. 고유가 대응을 위해 사우디아라비아에 방문하기 전 ‘맹방’ 이스라엘을 먼저 찾아 일종의 ‘완충’을 꾀했으나, 연정 붕괴로 이스라엘과의 회담에서는 의미 있는 결과를 도출하기 어려워진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다.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암살 사건을 비판하던 바이든 대통령의 사우디 방문을 놓고 ‘실익 앞에 인권의 가치를 내려놓았다’는 비판이 불거졌던 만큼 바이든 대통령의 정치적 부담도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차기 총선을 통해 베냐민 네타냐후 전 총리가 복권될 수 있다는 전망도 흘러나오고 있다. 관례적으로 미국 대통령이 선거를 앞두고 이스라엘을 방문할 경우 야당 대표를 만나왔기에 네타냐후 전 총리와 바이든 대통령의 만남도 예상된다.

김현아 기자 kimhaha@munhwa.com
김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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