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lobal Economy

백악관 “내부적으로 논의중”
反中정서에 ‘신중’ 목소리도


워싱턴 = 김남석 특파원

2018년 7월 도널드 트럼프 당시 대통령이 340억 달러(약 43조8100억 원) 규모 중국 제품에 25% 관세를 부과하며 시작된 미·중 무역전쟁 4주년을 앞두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중국에서 수입되는 소비재 등에 대한 고율 관세 인하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이다. 바이든 행정부가 대중국 견제를 대외정책 기조로 삼은 데다 중국이 무역갈등 완화를 위해 체결한 1단계 무역협정의 57%만 이행하는 데 그쳤지만 치솟는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을 잡기 위해 불가피한 고육지책이라는 분석이다.

20일(현지시간) 미 싱크탱크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PIIE)에 따르면 중국은 2020년 1월 미·중 무역갈등 완화를 위해 1단계 무역협정을 체결하고 2020~2021년 2년간 총 5024억 달러 규모의 미국산 제품·서비스 수입을 약속했다. 제조·서비스·농업·에너지 등 분야별 목표를 세분화해 2020년 2279억 달러, 2021년 2745억 달러 규모 수입을 약속했지만 2년간 중국의 실제 대미 수입은 목표의 57%인 2863억 달러에 그쳤다. 구체적으로 항공기·부품 수입이 목표 대비 18%에 그치고 미국산 자동차 수입도 부진해 제조업 분야 이행률이 59%에 불과했다. 중국 대미수입의 37%를 차지하는 서비스의 경우 역시 52% 달성에 머물렀다.

미·중 무역협정이 반쪽 이행에 그쳤지만 바이든 행정부는 인플레이션 대응을 위해 대중국 관세 철폐·완화를 논의 중이다. 카린 장 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14일 브리핑에서 “아직 바이든 대통령의 최종 결정이 내려지지 않았다”면서도 “내부적으로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5월 미·일 정상회담 기자회견 당시 “우리는 관세를 부과하지 않았다. 전임 행정부가 부과한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실제 PIIE에 따르면 현재 중국산 수입품의 관세 적용 비율은 66.4%, 평균 관세율은 19.3%에 달한다.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28년 만에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하는 등 인플레이션과의 전쟁에 나선 가운데 수입가격을 끌어올리고 소비자 물가를 압박하는 대중국 관세를 계속 유지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PIIE는 미·중이 서로 고율 관세를 폐기하면 소비자물가를 1.3%포인트 낮출 것으로 분석했다. 장 피에르 대변인은 “처음부터 트럼프 관세 일부가 무책임했고 우리 경제 또는 국가안보를 증진하는 대신 가게와 기업에 비용을 늘린다고 말해 왔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치권은 물론 바이든 행정부 내에서도 중국과의 교역 정상화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만만치 않다. 특히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지지율이 바닥인 바이든 대통령이 유권자들의 강한 반중 정서를 뚫고 관세 인하를 단행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캐서린 타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 역시 “전략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공급망 안정성 등 사실상 중국을 겨냥한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까지 출범한 상황에서 관세 인하·폐기는 미국의 무역전쟁 포기 선언으로 인식될 수도 있다. 이에 따라 바이든 행정부가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인하를 단행해도 가정용품 등 일부 소비재에 제한적·한시적으로 적용될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관련기사

김남석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