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지난 20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은행장 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정부와 금융당국이 은행권에 금융소비자 이자 부담을 덜어주도록 힘을 모아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지만, 시중은행 금리는 천정부지로 계속 오르고 있다. 일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 상단이 올해 말에 가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이래로 처음으로 연 8%대에 진입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고금리 시대 대비를 위해 한 달째 공백 상태인 금융위원장의 임명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 주담대 혼합형 금리는 전날 기준 연 4.549~5.349%, 변동형은 3.292~4.022%다. 수치만 보면 시중은행과 인터넷은행을 통틀어 가장 낮은 수준이지만 상승 속도는 가파른 상황이다. 출시 첫날인 지난 2월 22일에만 해도 금리 상단은 3%대에 머물렀는데, 넉 달 만에 금리 상단이 1%포인트 넘게 올랐다.
은행권 대출금리 상승세도 가파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2020년 8월 은행의 평균 금리는 주담대 2.39%, 신용대출 2.86% 수준이었지만 지난 4월 기준 각각 3.90%, 5.62%로 올랐다. 특히 기준금리 인상이 단행된 지난 연말부터 증가 폭이 두드러져 2021년 12월 주담대는 3%대를, 신용대출은 5%대를 돌파했다. 금리상승 속도는 올 하반기 더 심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은이 연말 기준금리를 최소 1.00%포인트 더 올릴 것으로 예상되면서 시중은행의 주담대 상단 연 8% 진입도 시간문제다.
정부와 금융당국은 은행권에 대출금리 속도 조절을 당부하는 상황이지만 효과는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전날 열린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금리 상승 시기 금융소비자의 이자 부담이 가중되지 않도록 금융당국과 금융회사가 함께 협력해나가야 한다”며 취약계층의 부담을 덜어줄 방안을 강구해달라고 강조했다. 이복현 금감원장도 같은 날 주요 시중은행 행장과의 간담회에서 “취약 차주의 금리 조정 폭과 속도를 완화하는 방안을 마련해달라”고 주문했다. 금융권에서는 금융당국 수장 공백이 길어지는 사이 국내 금융시장이 혼란에 빠지자 윤 대통령이 직접 나선 것이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