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전월세 대책과 함께 내놓은 ‘분양가상한제’ 및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고분양가 심사제도’ 개선책은 최근 물가 급등과 무관하지 않다. 건설 자재 가격 등이 치솟는 상황에서 필요한 비용이 분양가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을 경우 정비사업을 통한 주택 신규 공급 자체가 차질을 빚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 HUG 고분양가 심사제도에 대한 신뢰성 및 수용성을 확보해 정비사업을 보다 원활하게 추진한다는 목적도 있다.
21일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부동산관계장관회의 모두발언에서 “그간 경직적 운영으로 현장의 개선 요구가 많았던 분양가상한제와 HUG 고분양가 심사제도 등을 조속히 개선해 시장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원활한 신규분양을 촉진하겠다”고 밝혔다.
국토부는 앞으로 상한제 적용 대상인 정비사업장의 분양가 산정 시 세입자 주거 이전비와 영업 손실 보상비, 명도 소송비, 기존 거주자 이주를 위한 금융비(이자), 총회 운영비 등도 일반 분양가에 반영하기로 했다. 정비사업은 공공택지와 달리 총회 개최, 기존 거주자 이주·명도 등 토지 확보 과정에서 부가 비용이 발생하는데 현행 분양가상한제가 이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면서 부작용이 드러나자 사업 추진 과정에서 발생하는 필수적인 비용은 합리적으로 반영키로 한 것이다. 또 분양가상한제 대상 아파트에 적용되는 기본형 건축비의 경우 자재값 변동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수시 고시가 가능하도록 했다. 이와 함께 민간택지의 택지비 산정에 관한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 한국부동산원에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택지비 검증위원회를 신설하기로 했다. 부동산원이 단독으로 심사를 진행하면서 ‘깜깜이 심사’ 논란이 제기돼 온 만큼 택지비 검증을 투명화하는 동시에 심사 결과에 대한 국민적 신뢰도를 높이겠다는 취지다.
국토부는 기존 단지에 대한 시뮬레이션 결과 분양가상한제 제도 개선으로 분양가가 1.5∼4.0% 상승하는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업계에선 이번 정부의 조치에 대해 물가 급등 등 현장에서 느끼는 부담을 해소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반응도 나타내고 있다. 개편된 분양가상한제는 현시점에서 입주자 모집 공고가 이뤄지지 않은 사업장부터 적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