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존하는 일본 경주마를 모티브로 탄생한 미소녀 캐릭터들이 레이스를 벌인다. 경주가 끝나면 아이돌 콘서트를 방불케 하는 라이브 무대가 열린다. 레이스에서 1등을 한 캐릭터가 가장 가운데 ‘센터’ 자리를 차지한다.’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소수 마니아를 위한 서브컬처(하위문화) 감성으로 가득한 게임이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정상을 차지하는 이변이 벌어졌다. 국내에서는 철저히 비주류 장르로 취급받던 서브컬처 육성 게임이 모바일 게임 시장 1위를 차지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22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일본 사이게임즈가 개발하고 카카오게임즈가 지난 20일부터 국내에 서비스를 시작한 게임 ‘우마무스메(ウマ娘·말 소녀): 프리티 더비’(사진)가 정식 출시 하루 만에 구글 플레이·애플 앱스토어 인기 순위 1위를 차지했다.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의 최강자로 군림해오던 엔씨소프트의 ‘리니지W’보다도 빠른 속도로 출시 직후 한때 매출 1위에 오르면서 확실한 눈도장을 찍었다는 평가가 나왔다.
우마무스메는 경주마의 이름과 영혼을 이어받은 캐릭터들을 육성하고, 레이스에서 승리해 각 캐릭터의 꿈을 이루기 위해 경쟁하는 육성 시뮬레이션 게임이다. 지난해 2월 일본에서 출시한 직후 1400만 다운로드를 돌파하며 ‘국민 게임’이라고 불릴 정도로 흥행에 성공했다. 우마무스메는 일본 시장 성과만으로 지난해 전 세계 모바일 게임 매출 순위 3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카카오게임즈는 한국 시장에서도 ‘우마무스메 열풍’을 일으키기 위해 1년 이상 현지화 작업을 진행했다. 카카오게임즈 관계자는 “국내 매출 순위 3위 내의 높은 성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카카오게임즈는 앞서 서울 시내 주요 버스정류장과 지하철 역사, 삼성역과 코엑스 등에 우마무스메 대형 광고판을 설치하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벌여왔다.
코로나19 등의 여파로 올해 주요 게임 개발사의 대작이 대부분 하반기로 밀리면서 상반기 게임업계는 신작 가뭄을 겪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이렇다 할 신작 게임이 없었던 상황에서 특이한 소재에 주목도가 한 번에 쏠린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미 일본 시장에서 탄탄한 게임성을 입증한 만큼 당분간 인기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3일 출시된 블리자드의 신작 ‘디아블로 이모탈’이 비교적 안정된 흥행을 이어가는 가운데 우마무스메까지 가세하며 국내 게임사들도 하반기 시장을 겨냥한 신작 출시를 본격화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넥슨과 위메이드, 엔씨소프트, 크래프톤, 컴투스 등 대형 게임사들이 PC와 모바일, 콘솔 등 플랫폼을 다변화해 그간 준비한 대형 게임 신작들을 하반기 일제히 공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