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기보다 웃긴 장면 많아”
“보기보다 꽤 가볍고 웃기는 순간도 많은 영화입니다. 어떤 선입견도 없이 와서 깨끗한 마음으로 담백하게 봐주시면 좋겠습니다.”
제75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감독상을 받은 영화 ‘헤어질 결심’의 박찬욱(사진) 감독은 21일 수상 이후 처음으로 열린 언론 시사회 및 기자 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극 중 서래(탕웨이 분)가 짐짓 표독한 표정을 지으며 “독한 것”이라고 내뱉는 장면에서 관객석에서 웃음이 나올 것으로 예상했으나 아무도 웃지 않더라는 설명과 함께. 그는 “마음에 큰 상처를 입었다”고 했다.
‘박찬욱 영화’에 대한 선입견이라 하면 ‘올드보이’ ‘친절한 금자씨’ ‘박쥐’ ‘아가씨’ 등에서 드러난 파격적이고 그로테스크한 묘사와 잔인함, 선정성 등을 꼽을 수 있다. 박 감독의 말대로 ‘헤어질 결심’에는 이 모든 것이 없다. 그가 묘사하는 ‘어른들의 로맨스’는 강렬하고 휘몰아치는 감정보다는 은근하고 숨겨진 감정에 집중한다. “어른들의 이야기라고 하니 ‘노출이 굉장하겠군요’ 하는 반응이 왔다. 그때 ‘아, 반대로 가야겠구나’라고 깨달았다”고 그는 말했다.
로맨스지만 스릴러적 요소가 있는 ‘헤어질 결심’에 대해 외신들은 앨프리드 히치콕 감독의 영화가 연상된다는 반응을 내놓았다. 이에 대해 박 감독은 “히치콕 영화에 대해서는 이 작품을 만들면서 제가 한 번도 의식을 한 적은 없다. 다만 제가 젊었을 때 좋아했고 교과서처럼 공부했던 영화들이어서 내 피 속에 남아 있지 않을까 생각하면서 혼자 웃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영화를 작업하면서 정서경 작가에게 참고하라고 권한 단 한 편의 영화는 ‘밀회’(데이비드 린 감독)였다”고 덧붙였다.
미국 HBO 드라마 ‘동조자’를 준비 중인 박 감독은 “다음 작품이 뭐가 될지 모르지만 폭력이나 섹스, 노출이 강한 작품도 여러 개 준비해놨다. 그때그때 달라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헤어질 결심’에서는 주연을 맡은 박해일, 탕웨이뿐만 아니라 고경표, 김신영, 박정민 등 조연 배우들의 연기도 빛났다. 박 감독은 개그우먼 출신 김신영 배우에 대해 “‘행님아’ 때부터 정말 팬이었다”며 “확신을 가지고 캐스팅을 했는데 그 이상으로 잘 해줬다. 보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헤어질 결심’은 오는 29일 개봉한다.
박세희 기자 saysa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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