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리스크 대응 TF 회의 내일 10곳 금융지주 CFO 불러 취약차주 금융지원 등 논의도
기준금리 인상과 인플레이션 충격 여파로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금융 불안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금융당국과 정치권이 23일 시중은행 등 금융권에 고통 분담 노력을 공개적으로 촉구하고 나섰다. 윤석열 대통령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최근 ‘은행의 이자 장사’를 한목소리로 경고한 데 이어 당·정이 금융권에 대한 압박 강도를 높이는 양상이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에서 “고물가·고금리·고환율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시중은행들이 예금과 대출금리 차이로 과도한 폭리를 취했다는 비판이 계속돼왔다”면서 “시장의 자율성을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고통 분담 노력을 함께해야 한다”고 말했다. 성일종 정책위의장도 “민생 경제는 풍전등화와 같은 상황이지만, 국민에게 돈을 빌려준 은행들은 막대한 이자 이익을 얻고 있다”며 “금융업계 가치가 ‘이자 장사’라는 말로 치부돼야겠느냐”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금융업계는 예대금리차 줄이기에 적극 동참해 금융의 가치를 살리고 어려운 경제 위기 극복에 힘을 모아달라”고 당부했다. 이 같은 여권의 반응은 지난 20일 윤석열 대통령은 수석비서관회의에서 “금리 상승 시기에 금융소비자의 이자 부담이 가중되지 않도록 금융당국과 금융회사가 함께 협력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하고 이 원장이 같은 날 17개 국내은행 은행장 간담회에서 각각 “은행의 지나친 이익 추구에 대한 비판이 커지고 있다”고 언급한 것의 연장선으로 풀이된다.
금융위원회도 이날 금융 지주회사 최고재무책임자(CFO)와의 모임을 준비했다. 취약차주에 대한 금융지원에 힘을 보탠다는 차원에서 마련됐다. KB·신한·농협·하나·우리·BNK·DGB·JB·한국투자·메리츠 등 10개 금융 지주 CFO가 참석하는 가운데 지난달 통과된 제2차 추가경정예산 편성안에 담긴 금융 지원안과 관련한 협조 요청 차원이다.
금융당국은 선제적 자금지원에도 나설 계획이다.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이날 금감원, 예금보험공사가 참석하는 금융리스크 대응 TF 제2차 회의를 주재하고 “금융회사의 부실 차단을 위한 선제적 자금지원 제도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자금지원은 예보에 지원기금을 설치해 자본 여력이 떨어지거나 유동성 부족 위험에 처한 금융사를 지원하는 방식이 될 전망이다. 현재까지 예보에서는 부실 금융사의 정리에 중점을 뒀지만, 앞으로는 금융사 부실 및 위기 전염 차단을 위한 지원도 가능하도록 보완하겠다는 게 기본 방향이다.
이 원장은 이날 금융연구원 등 연구기관장들과 간담회를 갖고 “국내외 경제 여건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미증유의 퍼펙트스톰이 밀려올 수 있다”며 “금융사의 건전성 관리와 금융시스템의 안정성 제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