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림대의료원, 의료 선진화 ‘50년史’ 발간 (上)

한국의 음악, 드라마, 영화 등이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는 사실은 익히 알려져 있지만, 국내 의료기관도 국제사회에서 위상이 커지고 있다는 점을 제대로 아는 이들은 많지 않다. 문화 예술 분야는 일반 대중의 주목도가 높지만, 의료시스템 자체에 전문적 내용이 많아 상대적으로 대중의 관심을 받지 못하는 탓이다. 코로나19를 통해 국내 의료시스템의 우수성이 국제 사회에 알려지긴 했지만, 국내 의료기관의 높아진 위상은 여전히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이 가운데 국내 의료시스템의 주춧돌 역할을 해온 한림대의료원이 지난해 개원 50주년을 맞아 최근 발간한 50년사에 세계화를 위한 그간의 노력을 기록해 주목받고 있다. 한림대의료원의 50년 발자취는 국내 의료시스템의 선진화, 기술 발전의 역사와 맞닿아 있다는 평가다. 문화일보는 2회에 걸쳐 한림대의료원의 글로벌화를 위한 노력, 의학발전의 역사 등을 조명해 대한민국 의료시스템의 미래 발전을 모색하고자 한다.

한림대의료원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부응한 미래를 위한 의학을 선도하겠다는 의미로 ‘마이티 한림 4.0’을 선포하고 첨단 의술 도입과 시스템 혁신을 추진하고 있다.  한림대의료원 제공
한림대의료원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부응한 미래를 위한 의학을 선도하겠다는 의미로 ‘마이티 한림 4.0’을 선포하고 첨단 의술 도입과 시스템 혁신을 추진하고 있다. 한림대의료원 제공


‘마이티 한림 4.0’ 비전 선포
경쟁력 갖춘 의료기관 도약
기초임상중개연구센터 세우고
美·伊·스웨덴 대학과 협약도
세계 첫‘3D 세포 프린팅’이용
손상된 간 회복시키는데 성공


‘마이티 한림(Mighty Hallym).’
지금으로부터 20년 전인 지난 2002년 9월 윤대원 한림대의료원 이사장이 선포한 새 비전이다. 21세기 들어 급변하는 국내외 의료 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세계적 경쟁력을 가진 최고의 진료·연구기관으로 도약하자는 의미다. 한림대의료원은 2003년 6월 △환자 중심 진료환경 조성 △신뢰·협조 바탕 명랑한 직장 분위기 △창의적 연구·교육 매진 △경영관리 의식 강화 △미래지향적 의료원 발전 등의 5개 핵심 가치를 전 직원과 공유하면서 마이티 한림을 본격 추진했다. 2006년부터 2010년까지는 의료의 특성화와 전문화, 국제 협력의 활성화 등의 기초를 닦으면서 이후 2012년 동탄성심병원을 개원하고, 2015년에는 기초임상중개연구센터를 설립하면서 도약했다. 특히 해외 저명한 대학·병원과 국제학술교류를 통해 글로벌 의료기관으로 인정받기도 했다. 이를 바탕으로 윤 이사장은 2019년 4월 ‘마이티 한림 4.0(Mighty Hallym 4.0)’을 선포하고 2028년까지 한 단계 더 도약하는 ‘2028 마이티 한림 글로벌 플레이어(Mighty Hallym Global Player)’ 비전을 제시했다.

◇활발한 학술 교류 =한림대의료원은 세계적 의료 기관과 끊임없이 교류하면서 연구 역량을 강화했다. 21세기의 국제 교류는 2002년 한림대 의대와 미국 컬럼비아 의대의 협약으로 시작했다. 2003년 2월에는 윤 이사장을 비롯한 의료원 관계자들이 컬럼비아대학과 부속병원 및 의료기관을 찾아가 인적·학적 교류를 확대했다. 이후 코넬대학 및 코넬의대의 뉴욕병원과 컬럼비아의대의 프레스비테리언병원이 통합한 뉴욕프레스비테리언병원까지 교류가 넓어졌다. 이 병원은 미국에서 유일하게 두 개의 아이비리그 의과대학을 보유한 의료기관이다. 2004년 9월 한림대의료원과 뉴욕프레스비테리언병원이 학술·인적 교류 및 진료와 경영정보 교환에 관한 협정을 체결했다. 양측은 매년 13명의 의료진을 교환해 최신 의료기술을 서로 체험하고, 노인성 질환을 공동 연구하며, 공동학술대회를 열어오고 있다. 2004년 9월 21~22일 서울에서 제1회 한림-컬럼비아-코넬-뉴욕프레스비테리언 국제학술 심포지엄이 학계의 큰 주목을 받으며 열리기도 했다. 2015년에는 미국 UCLA 메디컬센터와 국제교류 협약을 체결, 2015년 9월 ‘제1회 한림-UCLA 공동 국제콘퍼런스’를 시작으로 매년 국제학술 심포지엄을 이어오고 있다. 한림대의료원은 2000년대 후반부터는 유럽과의 교류도 본격화했다. 2008년에는 1477년 설립돼 스웨덴에서 가장 오랜 고등교육기관이자 북유럽 명문으로 노벨상 수상자도 다수 배출한 웁살라 대학과 협약을 체결했다. 2008년 10월 제1회 ‘한림-웁살라 국제학술 심포지엄’을 개최하고, 2010년 12월에는 웁살라대학에 한림대의료원의 연구센터 분원을 설치했다. 또 2008년 9월에는 핀란드의 오울루대학과, 2010년 10월에는 이탈리아 파도바대학과 학술교류 협약을 체결했다. 그 외에도 일본, 베트남 등 아시아 의료기관과의 교류도 활발하게 진행했다.

끊임없는 학술교류는 연구경쟁력으로 이어졌다. 김용선 한림대의료원 국제화 및 연구강화위원장은 “의료원의 연구경쟁력이 크게 도약, 2020년 국책 연구비 수주 과제가 200건이 넘었고 연구비 수주액은 160억 원을 넘었다”며 “2021년 초에 한강성심병원에 ‘도헌연구센터’가 발족하고, GMP시설이 갖춰져 향후 의료원의 산학협력연구가 더욱 활성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019년 한림대동탄성심병원에서 열린 제16회 한림-컬럼비아-코넬-NYP 국제학술 심포지엄 기념사진.  한림대의료원 제공
지난 2019년 한림대동탄성심병원에서 열린 제16회 한림-컬럼비아-코넬-NYP 국제학술 심포지엄 기념사진. 한림대의료원 제공

◇글로벌 수준 의술, 시스템 혁신=연구경쟁력은 의술의 발전과 시스템의 혁신으로 나타났다. 강남성심병원 산부인과 이근영 교수는 2007년 자궁경부암으로 자궁경부를 절제한 후 쌍둥이를 임신한 여성에게 자궁 입구를 묶어주는 ‘복식자궁경관봉축술’을 시행해 쌍둥이 출산에 성공했다. 이 사례는 자궁경부절제술을 받은 여성의 세계 최초 쌍둥이 출산 사례로 미국산부인과 학회지에도 게재됐다. 또 2011년에는 자궁경부봉합술 1차 실패 시 재수술을 피하던 국제적 금기를 깨고, 반복 시행을 통해 태아의 생존율을 22배까지 올릴 수 있다는 내용을 국제학술지에 게재해 큰 주목을 받았다.

강남성심병원 족부정형외과 박용욱·김형년 교수팀이 2014년 초에 선보인 ‘전향적 골수내 강선 고정술’은 2011·2012년에 미국 정형외과 학회지에 게재됐고, 이 분야 최고 권위의 교과서에 실렸다. 한강성심병원 화상연구소 전욱 교수팀은 2017년 1월 세계 최초로 3D 세포 프린터와 인간 지방조직 유래 줄기세포를 이용해 손상된 간 기능을 회복시키는 ‘간 블록’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3D 세포 프린팅’ 기술은 미래 의학기술로도 불린다.

한림대의대 생리학교실 신형철 교수팀은 사람의 뇌파로 동물의 행동을 실시간으로 조절하는 ‘뇌-뇌 접속기술’을 2017년 5월 국제학계에 발표해 주목받았다. 의료인공지능센터 조범주 교수, 춘천성심병원 방창석 교수, 한림대 뉴프론티어리서치연구소는 다양한 단계에 있는 위 병변 내시경 영상을 자동으로 판독해주는 인공지능(AI) 모델을 2019년 10월에 개발, 유럽소화기내시경학회 학술지에 게재했고, 현재 임상에 적용할 수 있도록 실용화 단계를 밟아가고 있다. 한림대성심병원 에크모센터는 2020년 6월에 코로나19 중증환자의 폐이식을 국내 최초, 세계에서 9번째로 성공시켜 큰 화제가 됐다.

이용권 기자 freeuse@munhwa.com

관련기사

이용권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