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대법관 6명 뉴욕주法 반대
상원, 신원조회 강화 규제 통과


보수 우위로 재편된 미 연방 대법원이 23일 공공장소에서의 총기 휴대를 제한한 뉴욕주(州) 총기규제 법안에 위헌 판결을 내렸다. 총기 소지를 허용한 수정헌법 2조 위반이라는 이유로, 유사한 법안을 적용하고 있는 다른 7개 주와 수도 워싱턴DC에서도 총기 휴대가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미 상원은 이날 초당적 총기 규제 법안을 통과시켰다.

23일 워싱턴포스트(WP),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연방대법원은 이날 공공장소에서 총기를 소지하려면 적절한 이유를 소명하고 사전에 면허를 받도록 규정한 뉴욕주 법이 수정헌법 2조에 위배된다고 판단했다. 9명의 대법관 중 진보 성향인 3명이 ‘합헌’이라고 했지만, 보수 성향 6명이 반대 의견을 내면서 위헌 결정이 났다. 클래런스 토머스 대법관은 다수 의견에서 “수정헌법 2조는 개인이 자기방어를 위해 집 밖에서 총기를 휴대할 수 있는 권리를 보호하고 있다”며 판결 이유를 설명했다.

연방 대법원이 거주지 외에서 무기를 휴대할 수 있는 개인의 권리를 인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CNN은 전했다. 특히 뉴욕주 법은 1913년 제정돼 100년 이상 유지되던 것이어서 파장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뉴욕과 유사한 규제 법안이 있는 워싱턴DC와 캘리포니아, 뉴저지, 메릴랜드, 매사추세츠, 델라웨어, 하와이 등에서 위헌 소송 신청이 줄지을 전망이라고 외신들은 보도했다. CNN은 “하급 법원에서 총기 법을 검토하던 틀을 완전히 바꿔 놓은 것”이라고 평했다.

미국 사회의 반응도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판결은 상식과 헌법에 맞지 않는다”며 “매우 실망스럽다”고 했다. 하지만 전미총기협회(NRA)의 웨인 라피에르 CEO는 “분수령과 같은 승리”라며 환영했다.

한편 미 상원은 이날 18~21세가 총기를 구매하려 할 경우 그의 정신건강 상태를 관계 당국이 검토해야 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초당적 총기규제안을 이날 찬성 65대 반대 33으로 통과시켰다. 대법원 판결이 나온 지 12시간도 채 되지 않아 나온 법안으로, 뉴욕타임스(NYT)는 “집 밖에서의 총기 사용을 다시 제한하게 될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낙태권을 보장한 ‘로 대 웨이드’ 판결에 대한 대법원의 결정도 나올 전망이다. 이미 이 판결을 뒤집는 초안이 유출된 바 있는데, 초안대로 결론이 날 경우 극심한 반발이 예상된다.

김현아 기자 kimhaha@munhwa.com
김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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