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고발 의사 없어


SK가 SK실트론 지분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잔여지분 일부를 매입하도록 해 결과적으로 SK의 사업 기회를 가로챘다는 혐의에 대해 경찰이 공소권 없음 처분을 내렸다.

27일 문화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지난달 26일 상법·공정거래법(사업기회 유용금지) 위반 의혹을 받는 최 회장에 대해 공소권 없음 처분을 내렸다. 경찰 관계자는 “공정거래위원회에 의견조회를 한 결과 고발권을 행사할 의사가 없다고 해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했다”며 “상법에도 위반 사항에 대한 벌칙 규정이 없다”고 말했다.

경찰은 지난 1월 시민단체 서민민생대책위원회가 최 회장을 상법·공정거래법 위반으로 고발한 사건을 배당받아 수사에 착수했다. 지난 3월에는 고발인 조사를 마쳤다. 법리검토를 해오던 경찰은 공정위가 고발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히자 사건을 공소권 없음으로 불송치 처분했다. 전속고발권 제도에 따라 공정거래법 관련 사건에 대해서는 공정위의 고발이 있는 경우에만 공소제기를 할 수 있다. 검찰은 공정위에 고발 요청을 할 수 있으나 경찰은 하지 못한다.

앞서 공정위는 지난해 12월 3년간 조사를 통해 최 회장이 2017년 SK실트론 지분을 인수하며 SK의 사업기회를 가로채 2000억 원의 가까운 부당 이익을 얻었다고 보고 SK와 최 회장에게 과징금을 각각 8억 원, 16억 원 부과했다. 공정위는 SK가 실트론 주식 70.6%를 취득한 후 잔여지분(29.4%)을 모두 사들일 수 있었음에도 합리적인 이유 없이 상당한 이익이 예상되는 잔여 주식 취득 기회를 최 회장에게 넘겼다고 판단했다. 당시 재벌 총수가 계열사 사업 기회를 이용한 행위를 공정위가 제재한 첫 사례였다. 다만 공정위는 법원과 공정위 선례가 없어 명확한 법 위반 인식을 하고 이뤄진 행위라고 보기 어려운 점 등을 고려해 검찰 고발 조치는 하지 않았다.

김보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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