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고발 사주 의혹’ 피고인 손준성 검사 측이 ‘더불어민주당 유착 의혹’ 당사자인 여운국 공수처 차장검사 수사 지휘 및 재판 배제를 요청했음에도 불구하고 공소 유지 지휘 업무를 맡겨 논란이 일고 있다. 피고인 측 요청에도 7개월간 기피 신청에 대한 처분 결과는 물론 진행 상황도 알리지 않은 채 재판을 강행하고 있는 것이다. 27일 문화일보의 취재를 종합하면, 여 차장은 이날 오후 첫 공판준비기일이 예정된 고발 사주 의혹 재판 공소 유지에서 총괄 업무를 맡고 있다. 재판에 직접 참석하지 않지만 재판 상황을 계속 보고받고 지휘를 한다는 뜻이다. 공수처 관계자는 “여 차장은 공소 유지와 관련해 보고를 받고, 준비 및 관리를 할 것”이라며 “총괄 업무를 한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손 검사 공소장에도 여 차장이 공소 제기를 의미하는 서명을 단독으로 했다고 한다. 그는 지난 5월 공수처가 손 검사를 공직선거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할 때 직접 수사 경과를 브리핑했다.
문제는 여 차장이 고발 사주 의혹 수사 중 민주당과의 유착 의혹을 받고 7개월째 손 검사 측의 배제 요청을 받고 있다는 점이다. 그는 지난해 11월 초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캠프에 소속된 박성준 민주당 의원과 통화해 저녁 식사를 하기로 약속했다가 취소하는 등 여당 인사와 유착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이에 손 검사 측은 여 차장을 수사 지휘에서 배제해 달라는 진정을 제출했지만, 현재까지 어떠한 처분·진행 상황도 통보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성윤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이 서울중앙지검장 때 4차장검사를 지낸 형진휘 지청장이 이끄는 안양지청도 유착 의혹을 받는 여 차장 고발장을 접수한 지 7개월째 처분을 안 내리고 있다.
지난해 12월 여 차장은 손 검사에 대한 영장심사에서 민주당 의원들과 유사하게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은 “한낱 경제 범죄”, 고발 사주 의혹은 “대장동 수사보다 훨씬 중요한 국기 문란 범죄”라고 주장해 영장 판사의 제지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